대만 검찰, ‘여행 중 여자친구 숨지게 한’ 30대男 기소

[연합]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대만에서 함께 여행 온 한국인 여자친구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한국인 김모(33)씨가 1년 이상의 조사 끝에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대만 연합보는 가오슝 지검이 지난해 4월 24일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모(당시 31세)씨 사망 사건과 관련, 김씨를 가정폭력 치사 혐의로 기소했다고 18일 보도했다.

검찰은 "1년간의 수사를 통해 피해자 이씨가 머리, 어깨, 팔 등 여러 부위에 상처를 입었고 기구에 의한 타격으로 인한 머리뼈 내 출혈과 심각한 뇌 손상 탓에 사망에 이르렀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씨 사망 원인이 김씨에게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씨는 김씨가 휘두른 고량주 병에 머리를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현지 법에 따르면 김씨는 7년 이상 징역 또는 최대 무기징역까지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앞서 남자친구인 김씨와 대만 여행을 왔던 이씨는 당시 가오슝 한 호텔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30분 만에 숨졌다.

법의관은 부검을 통해 이씨 좌측 후두부가 함몰되고 오른쪽 손에 둔기에 의한 타박상이 있다는 점을 확인,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김씨를 수사해 왔다.

사건 초기 구속됐던 김씨는 10만 대만달러(약 435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뒤 출국 금지 상태에서 수사받아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망한 이씨와 관계에 대해 4년여간 교제 기간에 사이가 좋았으며 결혼 문제로 사소한 다툼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씨 한국 친구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씨가 김씨의 잦은 폭력으로 힘들어했으며 이씨가 폭력으로 코가 멍들고 얼굴이 부어있는 셀카를 찍어 친구들에게 보여준 적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이씨가 숨지기 전 방안에서 난 격렬한 충돌음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좌측 후두부에 둔기로 맞은 상흔과 현장에서 압수한 고량주 병 모양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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