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헤럴드경제 DB, 연합]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맡았던 재판부가 18일 설명자료를 내고 판결문의 일부 수정이 있었더라도 재산분할의 비율과 대상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밝힌 데 대해 최 회장 측이 추가 해명을 요구했다.
재판부가 최 회장의 기여로 주식 가치가 160배로 증가했다고 기술한 데 대해 추가 경정을 할 것인지 밝히고 그 이유를 설명해달라는 취지다. 최 회장 측은 재판부가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경영활동을 통한 주식 가치 증가 기여도 배율을 큰 폭으로 변경하고도 판결에 영향이 없다는 판단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의 기여 기간을 2024년 4월까지 26년간으로 늘리면서 (SK의 주식 가치가) 160배 증가한 것으로 기술했다”며 “이러한 논리를 견지하려면 판결문을 2024년까지 비교기간을 늘리도록 추가 경정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 이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은 재판부의 논리대로 최 회장의 기여도가 160배라고 할 때 최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기여를 12.5배 대 355배라고 보고 판단했던 것을 125배 대 160배로 변경했음에도 판결에 영향이 없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또 “재판부는 실질적 혼인관계는 2019년 파탄이 났다고 설시한 바 있는데 2024년까지 연장해서 기여도를 재산정한 이유도 궁금하다”고 했다.
앞서 서울고법 가사2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전날 판결문 경정 결정을 한 이유를 부연했다. 재판부가 판결문 수정에 이어 이유를 설명하는 자료까지 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재판부는 “판결문 수정은 최 회장 명의 재산형성에 함께 기여한 원고 부친·원고로 이어지는 계속적인 경영활동에 관한 ‘중간단계’의 사실관계에 관해 발생한 계산오류 등을 수정하는 것”이라며 “최종적인 재산분할 기준시점인 올해 4월 16일 기준 SK주식의 가격인 16만원이나 구체적인 재산 분할 비율 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재판부는 1994년 11월 최 회장 취득 당시 대한텔레콤(SK C&C의 전신) 가치를 주당 8원,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에는 주당 100원, 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에는 주당 3만5650원으로 각각 계산했다. 그러나 최 회장 측이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자 1998년 5월 가치를 주당 1000원으로 수정했다.
특히 재판부는 최 회장 측이 전날 판결문 수정에 따라 SK주식 가치 상승 기여도를 최종현 선대 회장이 125배, 최 회장이 35.6배라고 주장한 것이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2009년 11월 3만5650원은 중간 단계의 가치로 최종적인 비교 대상이나 기준 가격이 아니다”며 “이를 통하면 최 회장과 선대회장의 기여는 160배와 125배로 비교해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 측은 판결문 수정에 따라 최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주식 가치 상승 기여가 125배와 35.6배로 각각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선대회장의 기여를 과소평가하고 노 관장의 내조 기여를 과대평가했기에 이에 기반한 1조3808억원이라는 재산 분할 판결 역시 잘못됐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