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 북한 평양에 도착해 국빈 방문을 시작했다. [연합] |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 북한 평양에 도착했다.
크렘린궁은 이날 오전 2시 26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북한 수도 평양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18일 러시아 극동지역 사하공화국 야쿠츠크 방문을 마친 뒤 이날 밤 전용기를 타고 북한으로 이동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과 크렘린궁이 18~19일 북한을 방문한다고 밝힌 것에 비해 늦게 도착한 것이다.
북한에 머무는 기간도 19일 하루로 단축될 전망이다. 방북일정을 마친 뒤 웅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초청으로 19~20일 베트남을 국빈방문하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순안공항으로 나가 푸틴 대통령을 맞이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조로(북러)친선의 전면적 개화기에 특기할 역사적인 상봉”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로 친선단결의 불패성과 공고성을 다시금 뚜렷이 증시하며 두 나라 최고수뇌(정상)분들의 또 한차례의 역사적인 상봉이 평양에서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푸틴 동지와 270여일만에 평양에서 또다시 만나게 된 기쁨과 반가움을 금치 못하면서 굳은 악수를 나누고 뜨겁게 포옹”했고,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공항까지 나와 “따뜻이 맞이”해준 데 대하여 “깊은 사의”를 표했다.
하지만 푸틴이 예정보다 늦게 도착하면서 당초 예상됐던 ‘성대한 환영식’은 치러지지 않았다.
가장 최근 방북한 외빈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례로 볼 때, 푸틴 대통령이 공항에 도착하면 군중의 환호 속에 예포를 발사하고, 양국 국가를 연주하는 등 대대적인 환영식이 예상됐지만 영상 속에는 비행기 엔진 소리만 가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우리 나라를 국가방문하는 로씨야련방 대통령 평양 도착,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울라지미르 울라지미로비치 뿌찐동지를 뜨겁게 영접하시였다”고 보도했다. [연합] |
공식행사나 정상간의 만남에서 지각을 일삼는 푸틴은 국제사회에서 ‘지각대장’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9년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2시간 가까이 늦었고 2014년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만났을 때는 무려 4시간 지각했다.
2018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회담에 2시간 30분 늦었고, 2015년 교황을 만날 때도 50분,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30분 늦게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9월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났을 때는 이례적으로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보다 회담 장소에 30분 일찍 도착에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