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정치 광고에 100억원 이상을 더 쏟아 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몇 달 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후원금 지출액이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공화당 후보로 지명된 이후 트럼프 캠프는 2500만달러(약 345억2500만원) 이상을 지출한 반면, 같은 기간 바이든 캠프는 1500만달러(약 207억1200만원) 이상을 TV·인터넷 정치 광고 등에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트럼프 주요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단체) 중 하나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바이든의 이민정책을 겨냥하고 그가 연임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는 내용의 광고에 약 1800만달러를 집행했다.
슈퍼팩은 선거 관련 정치자금을 자유롭게 모으고 사용할 수 있는 민간 단체다. 일반 팩과 달리 후보나 정당 캠프에 직접 자금을 제공하지 않지만, 제한 없이 자금을 모금하고 사용할 수 있다. 후보나 정당을 위한 정치 광고 등에 지출을 한 직후에는 이 사실을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반면 민주당 슈퍼팩인 ‘퓨처 포워드’는 3월 이후 선거위원회에 100만달러 미만을 지출했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4월말 기준 5700만달러를 보유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퓨처 포워드 관계자는 바이든이 트럼프를 이겼던 2020년 경선 때와 마찬가지로 선거 마지막 몇 달 동안 광고에 많은 비용을 지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민주당 슈퍼팩인 ‘아메리칸 브릿지 21세기’는 현재까지 1100만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이들은 경합주이자 소위 ‘블루 월(Blue Wall)’이라고 불리는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에서 낙태 권리에 대한 광고를 게재하면서 여성 유권자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마가’의 한 고위관계자는 오는 20일 5월 말 기준 9370만달러(약 1293억9970만원)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4월말 3300만달러(약 455억원)에서 약 3배 정도 증가한 액수다.
공화당원들은 민주당보다 후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상대적으로 억만장자가 후원하는 민간 정치자금단체인 슈퍼팩에 더 의존해 왔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공격적인 정치 광고 지출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의 초기 모금 우위를 상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캠프는 4월말 기준 8400만달러(약 1158억8000만원)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선거위원회에 보고한 반면 트럼프 캠프는 4900만달러(약 676억원)를 알렸다.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재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 추문 입막음 돈’ 의혹 유죄 평결을 받은 뒤 24시간 동안 선거 후원금이 쇄도하기도 했다. 후원금의 상당수를 막대한 사법 비용에 충당하며 돈 가뭄에 시달려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하루 동안 5300만달러(약 730억원)를 거둬들이며 저력을 과시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6일 할리우드 스타들을 동원해 대규모 후원 모금 행사를 벌인 바 있다. 유명 할리우드 배우인 줄리아 로버츠와 조지 클루니, 코미디언 지미 키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함께하는 행사로 최소 2800만달러(약 389억원)의 후원금이 들어왔고 이는 민주당 대선 캠페인 사상 하룻밤 행사 최대 모금액이라고 바이든 캠프 측은 강조했다.
로이터는 “두 전현직 대통령은 전국 여론조사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트럼프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에서 약간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두 캠프는 모두 20일 업데이트된 모금액을 보고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