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의료계 대책위’ 오늘 윤곽…내부 이견·정부 압박은 그대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집단 휴진 강요와 관련해 대한의사협회 현장조사에 착수한 19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20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부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출범하는 범의료계 대책위원회(범대위)의 윤곽을 공개한다.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협은 전날 연 의사단체 연석회의 결과를 이날 오후 3시 의협회관에서 발표한다.

애초 이날 범대위를 출범시키기로 했는데, 전날 연석회의에서 해당 안건에 관해 중대한 변화를 줬다는 게 의협의 설명이다.

이 자리에서는 이런 변화가 담긴 범대위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범대위에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 의대 교수 단체가 동참한다.

여러 직역이 모인 범대위는 향후 대정부 투쟁 과정에서 의사들의 구심점 역할을 할 전망이다.

범대위 출범과 함께 대형병원들의 휴진 움직임은 계속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성모병원이 속한 가톨릭의대의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전체 교수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추가 휴진에 대해 논의한다.

전의교협도 이날 저녁 7시 온라인 총회를 열고 의협이 추진하는 무기한 휴진에 참여할지를 논의한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도 곧 삼성서울병원 교수를 포함한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설문을 배포해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다만 범대위가 전공의들까지 포섭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의협이 범대위 공동위원장 중 한 자리를 전공의 몫으로 남겼다고 했으나, 전공의 대표가 이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범대위 공동위원장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며 “현재 상황에서 협의체를 구성하더라도 대전협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표명했다”고 적었다.

여기에 더해 의사 단체 내부에서는 의협이 외친 ‘무기한 휴진’ 선포를 두고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임현택 의협회장이 18일 열린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서 이달 27일부터 무기한 휴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사전에 아무런 논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은 전날 회원 대상 입장문을 내고 “저를 포함한 16개 광역시도 회장들도 임현택 의협회장이 여의도 집회에서 무기한 휴진을 발표할 때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기한 휴진의 실현 가능성과 그 내용의 적절성에 관한 찬반은 별론으로 하고, 의사결정 회무 방식과 절차에 치명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도회장들이나 회원들은 존중받고 함께 해야 할 동료이지, 임 회장의 장기판 졸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의사 사회가 자중지란을 겪는 가운데 정부는 의협을 압박하고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의협이 집단 휴진을 주도하면서 구성 사업자의 진료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를 했다고 보고, 전날 의협에 대한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해당 조항과 관련해 공정위와 의협이 벌이는 ‘3차전’이다.

공정위는 2000년 의약분업 파업과 2014년 원격의료 반대 파업 당시에도 의협에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조항을 적용해 시정명령 등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의협은 두 번의 제재에 모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결과는 '1승 1패'였다.

승패를 가른 것은 강제성에 대한 입증으로, 정부는 이번에도 의협이 휴진에 참여하도록 강제했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의협은 공정위 조사를 두고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대한 의료계의 자율적이고 정당한 의사 표현(휴진)을 공권력으로 탄압하는 것은 매우 부당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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