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나스닥 상장…‘게임체인저’ 어려울 것”

네이버가 라인(현 A홀딩스) 기업공개(IPO) 이후 8년 만에 자회사를 증시에 올린다. 네이버웹툰의 최대주주인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미국 나스닥 상장 일정이 윤곽을 드러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 관계사에 재무적투자자(FI) 지분도 담겨 있어 이번 IPO에 대한 시장 관심도는 높다. 라인과 비교할 경우 네이버웹툰 IPO가 네이버의 게임체인저가 될지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나스닥 상장 밸류는 최대 3조6000억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공모가격 희망 밴드는 주당 18~21달러로 제시했다. 신주 발행으로 조달할 금액은 최대 4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는 네이버로 상장 후 예상 지분율은 63.4%다. 2대주주인 라인야후(LY Corporation)의 주식 소유 비율은 24.7%다.

당초 웹툰 엔터테인먼트 상장 밸류는 5조원대로 언급됐으나 로드쇼 결과 기대치보다 다소 낮게 책정됐다. 네이버웹툰의 수익 지표인 유료 콘텐츠의 유료 사용자당 평균 수익(ARPPU) 등이 투자자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한 점이 밸류를 낮췄다는 분석이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웹툰과 웹소설 등 유료 콘텐츠 사업에 집중한다. 국내 네이버웹툰과 함께 웹소설 플랫폼인 캐나다의 왓패드와 문피아, 일본의 전자책 업체 이북 이니셔티브 등을 관계사로 두고 있다. 문피아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프리미어파트너스도 주주로 참여 중이다.

웹툰 엔터테인먼트 상장이 네이버 주가에 미칠 영향도 관심거리다. 네이버는 최근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압박 등 대외적 변수에 저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주가는 16만원대로 8년 전 수준까지 내려온 상태다. 당시와 비교해 지난해 매출과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2배 이상 성장한 점을 감안하면 낙폭은 과도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나스닥 상장으로 네이버 밸류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선도 공존한다. 미국 투자자문회사인 샌포드 번스타인(Sanford C. Bernstein)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경우 모회사의 자회사의 상장을 긍정적인 이벤트로 여기지 않는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스튜디오드래곤, SK IET, LG에너지솔루션 등 대기업 주요 자회사가 증시에 입성한 이후 모회사인 카카오, CJ ENM,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 주가는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예외적인 사례로 네이버의 라인 상장이 손꼽힌다. 2016년 라인이 기업공개로 전환하고 일본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이후 네이버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물론 라인은 해외 증시에 상장해 국내 증시에 있는 네이버의 디스카운트를 유도하진 않았다. 무엇보다 네이버는 다른 기업집단과 달리 자회사를 증시에 적극 상장시키는 기조 역시 아니다. 네이버그룹에 속한 50개 기업 중 상장사는 네이버가 유일하다.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라인과 상황이 사뭇 다르다는 게 번스타인의 시각이다. 라인의 경우 네이버가 특화된 광고 사업와 함께 글로벌화에 성공한 사례로 정의하고 있다.

서보경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비즈니스는 네이버의 핵심 사업인 디지털 광고와 긴밀하게 연계돼 있지 않다”며 “라인의 글로벌화와 비교했을 때 동반 성장할 스토리가 약해 이번 IPO가 네이버의 게임체인저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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