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맨날 물려 있는 남친, 신혼집 잔금은 또 어떡하죠”…비트코인 9000만원대 깨질까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아무리 하지 말라고 말해도 말을 안 듣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코인으로 돈 번 것 본 적은 손에 꼽고 맨날 몇 천만원 씩 잃는데, 항상 자신은 잘 할 수 있고 오를 거라고 말하는 게 더 슬픕니다.”

20일 한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남친이 코인에 매일 물려 있는데’란 제목의 글이 하나 올라왔다.

게시물 작성자는 “전 재산이 3억인데 그중 3분의 1을 개당 9700만짜리 비트코인 매수에 사용했다”면서 “이제 신혼집 잔금도 치러야 하는데 너무 답답하다. 원래 대출을 받지 않아도 됐는데, 비트코인에 물린 것 때문에 대출 받게 생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때 1억원이 넘는 수준까지 올랐던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9100만원대를 횡보하는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고가에 비트코인을 매수헀던 투자자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9193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일간 기준으로 볼 때 지난 8일 9812만5000원까지 올라섰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8일 9164만9000원으로 9100만원 대로 내려 앉은 뒤 3거래일 연속 9100만원 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하락하고 있는 이유로 미국 현물 ETF가 순유출된 영향을 꼽는다. 18일(현지시각) 금융정보 플랫폼 파사이드 인베스터에 따르면 미 증권시장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1억52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 13일부터 순유출을 기록했다.

앞서 비트코인은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한때 6만9977달러까지 급등했다. CPI가 둔화하게 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준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에서 5.25~5.50%이던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연내 한 차례만 금리를 인하할 것임을 시사하자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인마켓캡의 ‘가상자산 공포 및 탐욕 지수’에 따른 가상자산 심리 단계는 52점으로 ‘중간’ 단계를 나타냈다. 값이 0에 가까워지면 시장이 극도의 공포상태로 투자자들이 과매도를 하며, 100에 가까워지면 시장이 탐욕에 빠져 시장 조정 가능성이 있음을 뜻한다.

한편, 고점 대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에 대한 시장 심리가 여전히 강세란 분석도 있다.

글래스노드 공동 창업자 얀 하펠과 얀 알레만은 X(엑스, 옛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이 6만4000~6만5000 달러를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트코인은 6만7000 달러에서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며 “이를 돌파하면 다음 목표는 6만9500 달러인데, 6만~6만2000 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지만 심리는 아직 강세”라고 밝혔다.

가상자산 리서치 업체 K33리서치도 보고서를 통해 “알트코인이 상당한 장기적 압박에 직면했지만, 비트코인 레버리지는 여전히 높고 안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레버리지는 선물 시장에서 이용자의 자산을 담보로 수 배에 달하는 가상자산을 빌린 뒤 공매도·공매수하는 투자 방식을 뜻한다. 시장 약세에도 일정 수준 유동성은 확보됐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