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랍에미리트(UAE)로 수출한 ‘파이어 드래곤 480’. [X(엑스, 옛 트위터) 캡처]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국이 중동에 수출한 전술 탄도 미사일로 미국 군함을 격침할 수 있다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현재 홍해에서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 상선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해당 미사일이 후티 반군 손에 들어갈 경우 현지에서 반군 격퇴와 상선 보호 작전을 벌이는 미 해군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아랍에미리트(UAE)로 수출한 ‘파이어 드래곤 480’ 수 발을 미국의 타이콘데로가급(級) 순양함을 겨냥해 발사한 여러 가상 실험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 군함은 미 해군의 이지스 방공순양함으로, 공격해오는 다수의 대함 미사일을 동시에 요격할 수 있는 이지스 시스템을 탑재한 최초의 함정이다. 타이콘데로가는 주요 격전지 등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인민해방군 소속 과학자인 리장장은 “파이어 드래곤 480의 탄두 중량이 기존 대함 미사일보다 훨씬 크고 충돌 속도가 초속 500m를 넘어 단 두 발로 1만t급 순양함을 격침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선 사거리를 500㎞까지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최대 군산복합체인 중국북방공업(NORINCO·노린코)이 제조한 파이어 드래곤 480은 정밀 유도 센서를 탑재해 움직이는 표적에 대해 높은 정확도로 타격할 수 있는 전술탄도미사일이라고 SCMP는 전했다.
전술탄도미사일은 통상 300㎞ 이하 사거리의 전술적 목표를 타격하기 위해 제작된 탄도미사일이지만, 전술상 사거리를 늘릴 수도 있다.
SCMP는 공개된 중국 무기 수출 기록을 보면 지금까지 UAE에만 2억4500만달러(약 3389억8200만원) 규모의 파이어 드래곤 480이 넘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UAE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후티 반군을 공격하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불안한 중동 정세 속에서 해당 미사일이 후티 반군에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이 발발한 이후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상선 공격에 미사일은 물론 심지어 자폭무인정(수상드론)까지 동원하고 있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지난 7개월여간 50여차례에 걸쳐 미사일 등으로 상선을 공격해 왔다. 이 기간에 상선 50척이 피격됐다.
이에 미국은 항공모함 USS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를 동원해 영국과 합동으로 홍해 지키기에 나서고 있으나, 후티 반군은 항모 공격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