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전체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앞에서 열린 한국중증질환연합회 주최 휴진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암 환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대학병원 등의 무기한 휴진이 연이은 가운데, 환자단체는 외국 의사면허 소지자의 국내 의료현장 투입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지난 19일 보건복지부에 외국 의사면허 소지자의 국내 의료현장 투입을 논의하는 공청회를 열자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20일 밝혔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한국폐암환우회 등 중증질환 환자단체 6곳이 모인 연합회다.
이들은 “국내 체류 중인 외국 의사면허 소지자가 수백명 이상으로 이들의 의료현장 조기 투입 등 대책을 고심할 때”라며 “정부는 더 이상 의사집단 눈치를 보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어 “외국의사 수입 제한을 풀어 의료시장을 대폭 개방해야 하고, 과감한 의료 카르텔 해소를 위해 적극 행동에 나서야 한다. 중증질환자들이 죽임을 재촉받는 처지에 몰렸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보건의료 재난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에 오르면 외국 의사면허 소지자도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지난달 입법예고한 바 있다.
의협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지만, 연합회는 “입법예고 기간 반대 의견이 다수를 이뤘지만, 현장에서 환자와 국민은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외국 의사들의 진료 허용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다만 정부는 외국 의사면허 소지자 투입을 당장 시행할 계획은 없으며, 투입할 때는 검증되지 않은 의사가 진료하는 일이 없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오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공청회 개최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진료 공백 상황을 더욱 더 주시하면서 (활용 등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