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1800만명, 카카오뱅크 1500만명, KB스타뱅킹 1300만명.’
KB금융의 대표 애플리케이션(앱)인 ‘KB스타뱅킹’ 이용자 수가 토스와 카카오뱅크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을 기점으로 국내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인터넷전문은행에 디지털 고객을 빼앗기기 시작하자, 그룹 전체의 서비스를 하나로 모으는 ‘슈퍼앱’ 전략을 활성화한 결과다.
국내 은행들은 보험·카드·증권 등 계열사 서비스를 통합하고 실질 이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 치열한 통합금융 플랫폼 경쟁을 펼치고 있다. 비대면 거래를 확산하며 금융권의 ‘메기’로 자리잡은 인터넷은행·빅테크에 밀리지 말아야 한다는 계산도 깔렸다.
▶KB스타뱅킹 1343만 vs 신한 쏠뱅크+슈퍼쏠 합쳐 1184만=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내부적으로 ‘KB스타뱅킹’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500만명을 연내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하반기에 전개할 앱 이용 활성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시중은행 슈퍼앱 중 확실한 1등 지위를 다지고 다른 금융 플랫폼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덩치’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KB스타뱅킹은 시중은행 슈퍼앱 중 1등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빅데이터 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KB스타뱅킹 MAU는 1월 1307만명에서 5월 1343만명으로 4개월만에 30만명 넘게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우리WON뱅킹’(781만명)이나 하나은행의 ‘하나원큐’(599만명) 등을 크게 앞선 수치다. 신한은행의 경우 뱅킹앱 ‘신한SOL뱅크’(911만명)가 아직 1000만명을 달성하지 못했고, 계열사를 모두 통합한 슈퍼앱 ‘슈퍼SOL’(273만명)과 합쳐도 1184만명에 그치는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MAU가 1500만명을 달성하면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발해 통합금융 플랫폼으로 먼저 자리매김한 토스(1826만명), 카카오뱅크(1593만명)와 견줄 수 있는 규모가 된다고 보고 있다.
각종 생활밀착 서비스 제공에 나선 것도 하반기에 MAU를 200만명 가량 늘리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전날부터는 여권 재발급 신청, 공공도서관 대출 등 공공서비스 11종을 KB스타뱅킹에서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 시스템 개발 등을 거쳐 KB스타뱅킹 내 ‘국민지갑’을 통해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비스가 개시되면 은행, 관공서 등에서 별도의 신분증 없이도 KB스타뱅킹을 통해 간편하게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시중銀 “네·카·토에 밀리면 끝…앱으로 ‘수익 창구’ 만들자”=시중은행이 슈퍼앱을 만들기 위해 전사적 노력을 쏟아내는 건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이른바 금융권 ‘메기’에 고객을 빼앗길 순 없다는 판단이다.
앞서 토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로 대표되는 인터넷은행이 비대면 금융거래를 확산하고 전통 은행의 패러다임을 파괴하자 시중은행은 각 사의 플랫폼을 육성하기 위해 고심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2018년 당시 금융 앱 이용자 수는 농협은행의 ‘NH스마트뱅킹’이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6년의 기간동안 토스와 카카오뱅크가 이용자 수를 3배 넘게 불리며 현재는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시중은행으로선 이들의 MAU가 늘어날 수록 고객을 빼앗긴 셈이다.
아울러 시중은행은 플랫폼에 많은 고객들을 록인(Lock-in)할수록 더 많은 수익화의 기회가 생길 거라고 보고 있다. 자사 상품뿐 아니라 경쟁사의 상품까지 함께 비교·중개하는 플랫폼을 제공해 수수료이익을 버는 중개사업이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은 ‘신한SOL뱅크’의 머니버스를 통해 타사의 예·적금, 대출, 그리고 신용카드 상품을 비교·중개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실질이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 타 플랫폼과의 협력도 늘리는 모습이다. 국민은행은 삼성금융과 협약을 맺고 삼성카드·증권·화재(모니모) 고객들의 전용 입출금통장을 준비 중이다.
가칭 ‘모니모-KB 제휴통장’을 통해 삼성금융은 KB 고객을 흡수하고, KB는 모니모의 고객을 끌어올 수 있다.
앞서 하나은행은 네이버파이낸셜과 손 잡고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통장’을 만들어 MZ(밀레니얼+Z)세대를 유인하기 위한 협력모델을 구축하기도 했다. 강승연·홍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