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님께, 100점 맞고 받은 용돈”…기특한 10대 남매 따뜻한 기부 ‘훈훈’

용돈 기부한 초·중학생 남매 [광주 북부소방서]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부모가 준 용돈을 모은 중학생·초등학생 남매가 무더위 속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관을 위해 써달라며 이를 기부했다.

21일 광주 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자신을 두 자녀의 어머니라고 밝힌 A 씨가 지난 19일 오후 광주 북구 일곡 119안전센터를 찾아왔다.

최근 생용동에서 발생한 산불 화재 현장에 나선 소방관을 위해 써달라며 음료·과자 등 먹거리와 자녀가 모은 용돈을 전달했다.

A 씨가 자필로 쓴 편지에는 "아들 중학교 1학년생 2주 용돈, 딸 초등학생 2주 용돈, 문제집 한 권 끝나면 받는 돈, 단원평가 100점 받으면 받는 돈. 큰 돈은 아니지만 몇 달에 걸쳐 아끼며 모은 용돈을 선뜻 주고 가는 아이들 마음이 너무 고맙고 예뻐, 전달하는 손길도 작아서 부끄럽지만 아이들을 대신해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비록 저희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긴 하지만 누군가의 희생에 감사할 줄 알고 표현할 줄 아는 아이들로 자라고 있어 저도 배우는 하루"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구급차, 소방차가 지나갈 때 쳐다보는 시민의 눈은 호기심이 아닌 감사함과 존경의 표현"이라며 "힘드시겠지만 조금 더 힘을 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라는 문장도 담겼다.

일곡119안전센터를 포함, 총 4곳의 센터에도 기부물품이 전달됐다. A 씨가 전달했는지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

북부소방서는 먹거리는 구내 장애 아동이 생활하는 한 복지관, 생용동 산불 화재 현장에 나선 소방관들에게 간식으로 전했다.

송성훈 북부소방서장은 "시민이 안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시민이 전해주신 감사함은 현장에서 고생하는 모든 직원에게 큰 힘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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