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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이슬람 최고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인근 미나에 정기 성지순례 인파가 몰려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이슬람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와 메디나에서 50℃가 넘는 폭염 속에 정기 성지순례(하지)가 치러져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온열질환자가 수천명 있어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20일(현지시간) AFP 통신이 각국 공식 발표와 외교공관 설명을 토대로 자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 14∼19일 하지 기간 사우디를 찾은 약 10개국 방문자 중 1081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우디 당국은 지난 19일에만 2700명이 넘는 온열질환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으나 사망자 통계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우디 당국은 이번 하지에 총 180만여명이 성지순례 비자나 허가를 받고 메카를 찾았으며 이 가운데 약 160만명이 외국에서 입국했다고 밝혔다.
온열질환 환자가 3000명에 육박하고 실종자도 다수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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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이슬람 최고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인근 미나에서 정기 성지순례를 하던 남성이 폭염에 지쳐 쓰러져 있다. 이날 메카 일대에서는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성지 순례객 최소 3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
사망자의 국적은 다양한데, 이집트에서만 658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AFP에 따르면, 이집트 출신 사망자의 95%가량인 630명이 사우디 당국의 순례 허가를 받지 않은 입국자이며, 이 때문에 당국이 성지 곳곳에 설치한 냉방 시설에 접근할 수 없었다고 한다.
사우디에서는 지난 17일 메카 대사원 마스지드 알하람의 기온이 섭씨 51.8도를 기록할 정도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매년 이슬람력 12월 7∼12일 치러지는 하지는 무슬림이 반드시 행해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이며 가장 성스러운 종교의식으로 꼽힌다.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한 일생 반드시 한 번은 이슬람 발상지인 메카와 메디나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