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년 5개월만에 2800선을 돌파한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스크린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코스피가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대형주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50 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7.14% 상승했다. 이는 5.60% 오른 코스피 지수의 수익률을 웃도는 결과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 지수는 6.33%, 코스피100 지수는 6.79% 올랐다. 시가총액이 큰 종목일수록 수익률이 높았다는 얘기다.
반면 코스피200 내 시총 하위 100개 종목을 모은 ‘코스피200 중소형주’ 지수는 0.28% 오르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코스피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6.42% 오른 반면 중형주과 소형주의 수익률은 각각 1.61%, 1.85%에 그쳤다.
거래 측면에서도 대형주 쏠림 현상이 있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 대형주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8조3896억원으로 지난 5월(6조8451억원)보다 22.5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달 58.25%에서 61.66%로 늘었다.
상승세가 일부 종목에만 집중되면서 코스피가 연고점을 돌파했음에도 투자심리가 개선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인공지능(AI) 종목을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 대기업, 이른바 ‘빅테크’ 쏠림이 심한 미국 증시에서 고점 논란과 함께 차익 실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경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덜 올랐지만 SK하이닉스를 비롯한 AI 반도체 종목의 상승 폭이 컸기 때문에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등이 조정받을 때 코스피 충격도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반도체 업종의 시총 비중은 이익 비중을 더 크게 상회하고 있어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대두될 수 있는 환경”이라며 “이익추정치의 빠른 상향 없이는 수익률 기울기도 가파르게 지속될 수 없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업종이나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