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교회에서 열린 보수청년단체 '터닝포인트 USA' 행사에 참석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가 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은 유죄 평결 후 처음이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돈’을 건넨 혐의에 대해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유죄 평결을 받은 이후 오히려 후원금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CNN에 따르면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와 공화당 전국위원회 등은 5월에 1억4100만 달러(약 1960억원)를 모금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 측과 민주당이 같은 달 모금한 8500만 달러(약 1182억원)를 크게 웃돈 것이다.
특히 트럼프 선대 본부와 공화당 전국위는 유죄 평결이 내려진 당일인 5월 30일과 31일 이틀 동안에만 2800만 달러(약 390억원)를 모금했다.
이로써 월간 모금액 측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 2개월 연속 우위를 점했다고 CNN은 전했다.
또,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선대 본부와 공화당 전국위는 5월 말 기준 총 1억7100만 달러(약 2380억원)의 현금을 보유했다고 선관위에 보고했다. 이는 바이든 대선 본부와 민주당 전국위가 선관위에 보고한 5월 말 기준 현금 보유액 1억5700만 달러(약 2184억원)를 능가하는 수치다.
WP는 바이든 대선 본부와 민주당이 한때 누렸던 큰 폭의 선거자금 우위가 거의 사라졌다면서 “최근 선거자금 모금 결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큰 득표 작전을 펼치고, TV 광고를 더 많이 할 수 있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대통령. [AP, 연합] |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가을 이후 여러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대체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박빙 또는 오차범위 내 열세 경향을 보이면서도 3월까지만 해도 선거자금 모금 규모에서만큼은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3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확보하면서 공화당측 후원금이 더이상 다른 후보에 분산되지 않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과 재판 과정에 분노한 트럼프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모금 참여로 바이든 대통령은 자금 우위를 거의 상실한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측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는 노동절(9월2일)까지 1억 달러를 TV 광고 등에 사용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