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하노이의 호찌민 묘소에서 헌화하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것은 11년 만이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내년 상반기 중 서방에 버림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21일(현지시간) R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베트남 방문 중 "서방은 군복무 연령을 낮추는 일 등 인기 없는 모든 결정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돌릴 것"이라며 "그러면 그는 교체될 것이다. 나는 그 시점이 내년 상반기 중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은 지금 당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교체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아직 때가 오지 않았을 뿐, 이는 누구에게나 명백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젤렌스키 프로젝트'를 끝낼 게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을 지낸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우크라이나 대사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열차는 떠났다"며 "우크라이나 헌법이 대통령 임기 연장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도 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침공한 2022년 2월 계엄령과 총동원령을 발동해 임기를 연장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새 발효로 계엄령은 오는 8월11일까지 90일 더 연장됐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민 3명 중 2명은 '임기 만료' 논란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재임을 합법으로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키이우사회학국제연구소(KIIS)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일 사이 우크라이나 국민 201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계엄령이 끝날 때까지 젤렌스키가 대통령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응답자 70%가 동의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소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2%에 그쳤다며 국민 대다수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