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834명이 처형당했다…인권 도마 오른 이 나라

이란인들이 1979년 이슬람혁명 42주년을 맞아 국기를 들고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지난해 800명 이상이 사형을 당한 이란의 인권 상황이 현안으로 다뤄졌다.

21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따르면 OHCHR은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인권이사회에 이란 인권 현황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나다 알 나시프 OHCHR 부대표는 "이 보고서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의 인권 상황을 다룬 것"이라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834명이 처형된 이란의 사형집행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형 집행 규모는 전년 대비 43% 증가한 것으로, 마약사범에 대한 집행 건수의 경우 84%나 늘어났다고 전했다.

특히 전체 사형 집행 건수의 20%가 소수민족인 발루치족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제도 운용이 불균형적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2022년 9월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간 여성 마흐사 아미니(사망 당시 22세)가 의문사한 뒤 전국적으로 확산한 '히잡 시위'와 관련해서는 남성 가담자 9명의 사형이 집행됐다.

이를 두고 보고서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난해 아동 사형 집행자가 2명이나 나온 점도 개탄스럽다며 18세 미만 범죄자에 대한 사형 집행을 금지할 것을 보고서는 촉구하기도 했다.

이란의 언론 및 표현 자유 통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언론인과 작가들이 이란 당국의 표적이 됐고 2023년에는 최소 49명이 수감됐다"면서 "히잡 시위와 관련해 자신의 견해를 표현했던 예술가 투마즈 살레히가 사형을 선고받는 등 예술가들도 표적이 됐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여성에 대한 히잡 착용 의무 위반시 처벌 조항을 강화하는가 하면 13세 이상 소녀와 15세 이상 소년에 대한 아동 결혼을 허용하고 장애아동 3만명이 초등교육을 받지 못하는 등 이란의 인권 현실엔 우려할 부분들이 발견된다"고 했다. 알 나시프 부대표는 이란이 유엔의 인권 조사에 협력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보고서 내용에 이란은 반발했다.

알리 바헤이니 주제네바 이란대표부 대사는 회의장에서 "유엔 인권이사회가 보고서나 조사 관련 업무를 선별적으로 위임하고 있으며 편견이 섞인 접근 방식을 취한다"면서 "이는 인권 증진과 관련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란은 가장 심각한 범죄에 대해서만 사형을 집행했고 사형 적용 범죄를 줄이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며 "곧 우리는 총선을 시행할 예정이고 민주주의를 증진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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