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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맥너겟 260개, 아이스크림에 베이컨 추가…진짜야?"
미국 맥도날드가 약 3년 전 IBM과 협력해 인공지능(AI) 드라이브 스루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지만, 오류가 계속 이어지자 이를 중단키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에서 AI가 부정확하게 알아들은 주문 내용을 고치려는 사람들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한 틱톡 동영상에는 AI가 주문 내용을 잘못 알아듣고 주문 명세의 맥너겟 개수가 240개, 250개, 260개 등으로 계속 올라가자 두 친구가 "그만!"이라고 말하며 웃는 모습도 담겼다.
또 다른 영상에는 AI가 아이스티 1개만 주문한 고객에게 9개를 주문한 것처럼 주문 금액 합계를 냈고, 아이스크림에 베이컨을 추가하길 고객이 원하는 듯 착각하는 장면도 나왔다.
이러한 '어이 없는' AI의 실수가 이어지자 미국 맥도날드는 지난 13일 내부 이메일을 통해 IBM과의 파트너십을 종료하고 미 전역 100개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AI 시범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맥도날드의 결정은 경쟁업체들이 앞다퉈 AI를 도입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햄버거 체인 웬디스는 지난해 구글 클라우드의 AI 소프트웨어 지원을 받아 드라이브 스루 시스템을 구축했다. 패스트푸드 체인 칼스주니어와 타코존도 식당 전문 AI 기업인 프레스토와 계약을 맺은 상황이다.
또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 판다 익스프레스는 대화형 음성인식 업체인 사운드하운드 AI와 파트너십을 맺고 약 30대의 자동 주문 접수기를 창구에 배치했다.
사운드하운드의 키이반 모하저 최고경영자(CEO)는 맥도날드가 AI 드라이브 스루를 중단한 건 단순히 파트너십에 실패한 것이라며 "음성 AI를 버리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맥도날드도 내부 이메일을 통해 "음성 주문 솔루션"이 자사의 미래라며 결국 AI 기술을 다시 도입할 것을 시사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BBC는 "사람들이 처음에 우려했던 문제였던 AI가 식당 종업원을 대체한다는 게 간단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명백해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해 12월에도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자료를 인용해 AI 기반의 드라이브스루 챗봇 주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스트푸드 브랜드에서 접수된 주문의 70% 이상을 직원이 처리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드라이브스루 주문 플랫폼 기업 프레스토 오토메이션은 델 타코, 칼스주니어 등 패스트푸드 브랜드가 자사 챗봇 서비스를 도입한 후 주문의 95% 이상이 직원의 도움 없이 접수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