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첫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의협 로비에 도착한 뒤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 산하 범의료계 조직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22일 첫 회의를 열고 정부와 대화에 나설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선 아직은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회의에 전공의 단체와 의대생 단체는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올특위’가 추후 정부와의 단일 대화창구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특위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비공개 1차 회의를 개최한 뒤 주요결과 브리핑을 문자를 통해 기자단에 공개했다. 올특위는 “형식, 의제에 구애 없이 대화가 가능하다는 20일 정부 입장을 환영한다”며 “2025년 정원을 포함한 의정협의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주 예정된 국회 청문회 등 논의 과정과 정부의 태도 변화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형식과 의제에 구애 없이 언제든지 의료계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의료계에 집단 휴진 방식이 아닌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는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 임정혁 대전시의사회장, 이승희 제주도의사회장, 방재승 전의비 전 비대위원장, 의협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각 주요대학별 휴진계획 등 대정부 투쟁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특위는 무기한 휴진과 관련해 “연세대 의대와 울산대 의대가 예고한 휴진 계획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연세의료원 산하 세브란스병원 등 3개 병원은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나설 예정이며,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다음 달 4일부터 일주일간 휴진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어 “앞으로는 각 직역의 개별적 투쟁이 아닌 체계적인 투쟁 계획을 함께 설정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다음주에 예정된 국회 청문회 등 논의과정과 정부의 태도변화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올특위 구성은 현재의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올특위는 의대 교수 대표, 전공의 대표, 시도의사회 대표 등 3인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된다. 다만 이날 회의에는 전공의 대표는 불참했다. 올특위는 향후에라도 전공의가 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 두고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전공의의 올특위 참여 여부는 불확실하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재의 상황에서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하더라도, 대전협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했다”고 적었다.
임정혁 대전시의사회장은 올특위 회의 이후 의협회관을 나오면서 “전공의들이 오늘 (회의에) 오진 않았지만 같이 할 수 있길 바란다”며 “전공의 대표가 오시리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또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을 중단키로 전날 결정한 것에 대해 ‘파업 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어려움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희들이 강력하게 하나로 단일대오 유지하고 있다. 그런 갈등을 얼마든지 저희 사이에서 조정이 가능하다. 함께 할 수 있다 본다”고 강조했다.
최창민 전의비 비대위원장은 “전공의들의 요구사항을 잘 알고 있다”며 “회의 결과 발표에 ‘2025년 정원을 포함한 의정협의’라는 말을 넣은 것도 전공의들의 요구사항을 잘 받아서 같이 (정부와) 대화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전공의들이 회의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 “전공의들이 사직한 상태다. 조직도 만들지 못하는 상태”라며 “정부가 어떤 행정처분을 한번도 ‘안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얘기한 적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전공의들이 조직을 만들고 뭔가 했다간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참여) 여건을 마련해주고 우리를 믿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올특위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회의를 갖고 대정부 투쟁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