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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수십년 간 일가족을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하며 상습 폭행하고 어린 자식에게는 성폭력까지 저질러 징역 9년을 선고받은 무속인이 다른 가족에게도 비슷한 범행을 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25일 경기 포천경찰서에 따르면,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의 일가족들은 지난 20일 폭행과 갈취,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무속인 60대 남성 B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우리 가족은 지난 15년간 B씨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다. 가족 구성원을 이간질하고 서로 미워하게 만들어 가정이 파괴되는 등 말로 할 수 없는 피해를 당했다"며 "최근 법원이 (유사한 건으로) B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것을 알게 돼 우리 가족도 고소한다"고 밝혔다.
고소장에 따르면, A씨의 가족은 2008년 포천시의 한 빌라에서 법당을 운영하는 B씨를 알게 됐다.
B씨는 A씨 가족에게 법무부 신분증을 보여주며 뛰어난 언변으로 자신을 국정원 북파공작원 출신이라고 속인 뒤 A씨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여했다.
이후 A씨는 오랜시간 동안 B씨에게 심리적 지배를 받으며 앞서 피해 본 가족과 거의 비슷한 형태의 범죄를 당했다는 취지로 고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B씨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된 것을 확인해 수사에 착수했다"며 "향후 교도소에 찾아가 B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B씨는 다른 일가족에게 2010년 무렵 자신이 아픈 자식을 낫게 해줬다고 믿게 해 이 부부를 심리적으로 지배했다. B씨는 십수년간 이 부부를 수시로 폭행했으며 이들의 딸에게는 2021년 무렵까지 여러차례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의정부지법은 지난 13일 폭행과 상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B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자신에게 반항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해 자식인 피해아동에게 성범죄를 저지르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해자 가족은 심각한 정신적 고통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판시했다.
이어 "그럼에도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결국 피해 아동이 법정에 나와 진술하게 하는 추가적인 피해도 줬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징역 12년을 선고해 달라고 구형했던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으며, B씨도 "죄가 무겁다"며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