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부사장 “AI 시장, 헬스케어 등 특화 데이터 다변화”

인텔이 AI 반도체 시장의 ‘다품종 소량화’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의 인기로 현재는 거대언어모델(LLM) 중심으로 AI 반도체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특화된 데이터를 모아서 구현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주석(사진) 인텔 부사장은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인공지능반도체포럼 조찬강연회에서 “지난 2022년 챗GPT 붐을 시작으로 LLM 중심의 데이터 생태계가 지속되고 있지만, 현재는 차별화된 데이터를 모으는 소형언어모델(SLM) 중심으로 넘어가는 단계로 보인다”며 “미래에는 헬스케어, 스마트 특화된 시장의 데이터를 모아서 구현해내는 것이 AI 반도체의 폭발적 증가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AI 시장은 개발자 관점에서 사용자 관점으로 넘어오고 있는 시기”라며 “한국은 개발자 관점에서 AI에 많은 투자를 해왔는데, 사용자 관점으로 시장이 발전하면서 동력이 조금 꺾인 거 같다”고 지적했다.

이주석 부사장은 지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엔비디아의 전문 솔루션 그룹에서 영업 디렉터로 근무하며 고성능 컴퓨팅 솔루션과 지원을 담당한 바 있다. 이후 헵타곤의 한국 지사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인텔에서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의 배경을 ▷국제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반도체 수급 불균형 ▷AI 반도체의 폭발적 수요 증가 ▷디지털 시대 데이터 폭증에 대응할 수 있는 파운드리의 중요성 증가 등을 꼽았다.

그는 “인텔은 3가지 메가 트렌드에 대한 예측 아래 파운드리 서비스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현재 3개 밖에 남지 않은 파운드리 시장에서 어떻게 균형있게 제품을 공급하고 수요 폭증에 대응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은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고 초미세 공정 기술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TSMC 보다 빠른 올해 말 2나노(㎚)·1.8나노 공정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반도체 장비업계 ‘슈퍼 을(乙)’로 불리는 ASML로부터 ‘하이 뉴메리컬어퍼치(NA)’ 장비를 가장 먼저 납품받기도 했다. 40나노 수준에 머물러 있던 공정 기술을 단기간에 빠르게 끌어올리며 2030년 파운드리 시장 2위 자리까지 노리고 있다.

이 부사장은 인텔의 파운드리 경쟁력의 기반을 50년이 넘는 ‘내공’으로 꼽았다. 그는 “인텔의 3나노 제품이 올해 본격적으로 대량 생산 체제에 들어갔고, 전세대 ‘인텔 4’ 대비 성능을 18% 끌어올렸다”며 인텔이 50여년 간 축적한 데이터를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파운드리 서비스를 위한 종합적인 인프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양질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텔은 다양한 서비스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의 안정성을 지원해줄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인텔이 최근 출시한 원(ONE) API는 일종의 프로그래밍 언어“라며 ”어떤 하드웨어 제품에서도 프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로, 인텔의 AI 가속기 가우디도 원 API를 쓰면 더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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