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건물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의 31개 대형 은행들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점검)’를 모두 통과했다.
26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점검 대상인 31개 은행은 각각 최소 요구 자본 수준 이상을 유지하면서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견딜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점검을 거친 은행들은 최대 6850억달러의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충분한 자본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클 바 연준 감독 부위원장은 “올해 스트레스 테스트는 대형 은행들이 스트레스가 심한 시나리오를 견뎌내고 최소 자본 비율을 충족할 수 있는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손실이 더 커진 것은 1년 전보다 대형 은행들의 신용카드 대출 손실이 2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올해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는 작년과 대체로 비슷했으며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40 % 하락하고 주택 가격이 36 % 하락하며 실업률이 10%로 급등하는 심각한 글로벌 경기 침체를 모델로 삼았다고 전했다.
이 테스트는 ‘심각한 경기 침체’라는 가상 상황에서 미국 은행들의 대차 대조표 건전성을 점검하며, 결과에 따라 은행별로 필요한 자본의 양과 자사주 매입 및 배당금 등이 결정된다. 점검 요소는 매년 바뀐다.
연준은 지난 2007년 금융 위기 이후 은행이 비슷한 충격을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2011년부터 공식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20%까지 치솟으면서 투자자자들은 특히 연준의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에 주목해왔다. 하지만 스트레스 테스트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 은행들을 대상으로는 실시되지 않다는 점에서 유용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중소형 지방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 등이 연이어 파산하자 연준이 금리 상승에 대한 은행의 취약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만 가정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