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월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포럼에 참석해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고 50%에 달하는 상속세를 개편, 오는 7월 세법개정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상속세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고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종합부동산세에 대해서도 개편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최 부총리는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방송편집인협회 ‘편집인 포럼’에서 각종 세제개편 논의와 관련 “어느 것이 제일 시급하냐고 하면, 개인적으로 조금 더 고민할 부분은 상속세”라며 “전체적으로 우리의 상속세 부담이 높은 수준이고, 현재 제도 자체가 20년 이상 개편되지 않아서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기본적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현행 상속세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고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진단이다. 현재 한국의 상속세율은 최고 50%로,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OECD 국가의 평균 상속세율은 약 15% 수준으로 스웨덴,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캐나다, 호주 등 일부 국가는 상속세를 완전히 폐지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우리 상속세 과표구간은 24년째 변함없고, 지난 1997년 이후 28년째 공제한도가 10억원으로 묶여 있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상속세 부담으로 인한 기업 경쟁력 상실이다. 실제 가업 승계를 포기하는 중소기업도 적지 않다. 게다가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상속세 대상자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된 피상속인은 1만9944명으로 2022년(1만5760명)보다 4000여 명 증가했다. 상속세는 사망자인 피상속인을 기준으로 매긴다. 과세 대상 피상속인 숫자는 처음으로 1만명을 넘었던 2020년(1만181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6년 뒤에는 서울 아파트 가구의 80%가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될 것이란 분석 결과도 있다.
종합부동산세 개편에 대해서도 최 부총리는 “이번 정부 들어 부담을 완화하려고 노력해서 사실상 많이 부담이 완화됐다”며 “전체적인 체계나 이런 부분은 개선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현행 종부세 제도는 유주택자를 겨냥한 징벌적 과세라는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종부세 과세 인원은 2017년 39만7000명에서 2022년에는 128만3000명으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납부 세액도 1조7000억원에서 6조7000억원으로 치솟았다. 공시가격 상승에 세율까지 0.5~2.7%에서 0.6~6.0%로 높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업 가치를 높이는 ‘밸류업’ 정책에 대해선 “세법상 인센티브를 생각 중”이라며 “주주 배당, 자사주 소각 등 환원 행위에 대한 법인세나 배당소득세 문제”라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건설적인 논의를 하면 지배구조 개선으로 합의가 모일 것”이라며 “관계부처와 논의해 정책에 담아보겠다”고 강조했다.
상법 개정을 세제와 연계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담당 부서는 법무부”라며 지배구조 개선 논의 과정 자체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