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유일한 중도·개혁 후보인 마수드 페제시키안. [연합] |
[헤럴드경제]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 투표가 29일(현지시간) 마무리된 가운데 유일하게 중도·개혁파로 분류되는 후보인 마수드 페제시키안 의원이 개표 초반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과 스푸트니크 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국영TV 보도에 따르면 이란 내무부는 232만2866표가 개표된 현재 페제시키안 후보가 97만3052표(41%)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충성파’로 분류되는 사이드 잘릴리(59) 전 외무차관은 96만3615표(40.6%)를, 혁명수비대 출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63) 마즐리스(의회) 의장은 34만1056표(14.7%)를 득표했다.
세계은행(WB) 자료 등에 따르면 이란 인구는 2022년 기준 8855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란의회연구소(IPRS)는 투표 개시전 내놓은 보고서에서 이번 선거 투표율이 48.6%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선거에는 총 4인의 후보가 출마했고, 페제시키안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은 모두 보수성향으로 분류된다.
보수진영에선 갈리바프 의장과 잘릴리 전 차관이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무스타파 푸르모하마디(64) 전 법무장관도 보수 성향 후보다.
페제시키안 의원이 개표 초반 강세를 보이는 건 보수 후보가 우세할 것이란 전망과는 반대되는 것이다.
페제시키안 의원은 서방과 관계 개선, 히잡 단속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지지층을 넓혀 왔다. 다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내달 5일 다득표자 2명이 결선투표를 진행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선 확률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앞서 하메네이는 25일 연설에서 대선 후보들을 향해 “혁명에, 이슬람 체제에 조금이라도 반대하는 자는 당신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이슬람 혁명 노선에서 벗어난, 친서방 성향의 후보와 연대하지 말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이 헬기 사고로 급사하면서 급작스럽게 치러진 이번 선거 과정에선 각종 사건사고가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국영TV는 파키스탄 접경지로 분리주의 무장세력의 활동이 활발한 시스탄·발루치스탄주에서 투표함을 운반하던 차량이 괴한들에게 습격당해 보안요원 2명이 숨졌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