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미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격돌하고 있다. 이날 토론에서 두 후보는 경제, 낙태, 불법 이민, 외교, 민주주의, 기후변화, 우크라이나·가자 전쟁 등 주제마다 날선 공방을 벌였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 대선 후보 1차 TV토론을 계기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과 인지력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인 70% 이상이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대선 뜻을 접어야 한다고 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나왔다.
CBS는 유고브와 함께 지난 28~29일 전국 등록 유권자 1130명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오차범위 ±4.2%p)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면 안 된다는 응답이 72%로, 출마해야 한다(28%)는 응답을 압도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당원 중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해야 한다는 응답이 54%로 '출마 반대'(46%)보다 많기는 했다. 하지만 출마 찬성이 반대를 64대 36%로 크게 앞질렀던 2월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변화가 큰 편이었다.
민주당 당원을 대상으로 '바이든이 대선후보로 지명돼야 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55%는 '계속 출마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45%는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전체 조사대상 중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일할 수 있는 정신 건강과 인지력을 갖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72%는 '그렇지 않다'고 해 '그렇다'는 응답(27%)을 압도했다.
지난 6월 조사에선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65%, '그렇다'는 응답이 35%였다.
이번 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일할 수 있는 정신 건강과 인지력을 가졌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50%가 '그렇다', 49%가 '그렇지 않다'고 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미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날 토론에서 두 후보는 경제, 낙태, 불법 이민, 외교, 민주주의, 기후변화, 우크라이나·가자 전쟁 등 주제마다 격돌했다. [연합] |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토론 중 말을 더듬고 맥락에서 벗어나는 말을 하는 등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을 미 정치권 안팎에서 받았다.
이에 민주당 내부에선 새 인물이 나설 수 있도록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부터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해 가족들과 함께 캠프 데이비드에 머물고 있다. 후보 사퇴론을 포함해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상의가 오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TV 토론 이후 후보 사퇴를 노골적으로 압박했던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일제히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오랜 지지자인 소설가 제이 파리니는 CNN 방송에서 "당신은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며 "나라와 당을 위해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오랜 우군과 의원들 대부분은 여전히 바이든 대통령 '흔들기'가 결과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만 굳혀주는 꼴이라며 외형상으로는 사퇴론에 선을 긋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해 가족들과 함께 캠프 데이비드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일정 자체는 오래 전 계획된 것이라지만, 이번 토론을 기점으로 분출한 사퇴론을 포함해 그의 거취와 관련한 상의가 오갈 것이라는 관측이 미국 언론을 중심으로 흘러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