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서울 광진구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열린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좀처럼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김진표 전 국회의장 회고록 속 윤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언급’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정치 공세를 떠나 이태원 참사가 다시 소환된 점’, ‘대통령실의 대응이 불명확한 점’ 등을 이유로 이번 논란이 윤 대통령 지지율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1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4~2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6월 4주 차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1.6%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 대비 0.5%포인트(P) 내린 수치다.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1%P 내린 64.0%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총선 직전인 4월 1주 차 조사에서 37.3%를 보였다가, 총선 직후 조사인 4월 2주 차 조사에서 32.6%로 떨어진 뒤 줄곧 30%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리얼미터 제공] |
한국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총선 이래 20%대 초·중반대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갤럽이 지난달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6월 4주 차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5%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 대비 1%P 내린 수치다. 갤럽 조사 기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총선 직전 조사인 3월 4주 차 조사에서 34%를 보였다가, 총선 직후 조사인 4월 3주 차 조사에서 11%P 급락한 23%로 떨어진 뒤 20% 초·중반대에서 횡보 중이다. 특히 5월 5주 차 조사에선 취임 후 최저 지지율인 21%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 최근 김 전 의장의 회고록 속 윤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언급 의혹이 불거진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갤럽 제공] |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이태원 참사가 윤석열 정권 불신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게 사실인데, 이태원 참사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이상민 장관 탄핵까지 갔던 거고 아무리 야당의 정치 공세라 하더라도 그런 상황에서 이게 지금 다시 소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태원 참사 때 보여줬던 정부·여당의 태도, 여권의 태도가 대통령의 이런 인식에 기반했다는 추론이 가능해 야당이 이 문제를 적당히 끝내지 않을 것 같다”며 “정권엔 악재”라고 덧붙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화성 화재에 이어 회고록 논란까지 지지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난 ‘영수회담 비선 의혹 논란’ 당시와 판박이”라고 진단했다. 엄 소장은 “총리 추천 얘기 등이 논란이 돼 보수층 이반의 핵심 원인이 됐는데, 이번 사안도 젊은 층이나 중도·무당층한테는 안 좋게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The K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혁신연구원 개원기념 행사 및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글로벌혁신연구원 제공] |
전문가들 사이에선 논란 내용과 더불어 대통령실의 이후 대응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실이 ‘왜곡됐다’라고 표현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왜곡되는지를 얘기를 해야 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사실은 이건 굉장히 그 수습하기 힘든 문제”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그런 음모론 같은 거를 얘기한 적이 없다’라고 확실하게 얘기를 해야 한다”며 “이번 사안이 일정 부분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2.7%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0%P)
갤럽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1.8%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