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김현경·정목희 기자] 미국 민주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공식 대선 후보로 조기 지명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TV 토론 참패 후 ‘후보 교체론’이 확산되는 것을 잠재우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대선 완주를 결심한 바이든 측은 유권자 및 언론과의 접촉을 늘려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바이든 대통령을 이르면 7월 중순 공식 지명해 오는 11월 대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지명 날짜는 민주당 전당대회 신임위원회가 화상회의를 여는 7월 21일이 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민주당은 이미 다른 주보다 30일 빠른 오하이오주의 후보 등록 마감일이 8월 7일임을 감안해 전당대회 전에 바이든 대통령을 후보로 지명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 신임위원회는 8월 19일 전당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공식 후보 지명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이달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미국의 정당은 일반적으로 전당대회 때 대선 후보를 확정하지만 민주당은 그 전에 바이든 대통령을 공식 지명하려는 것이다. 이는 지난달 27일 TV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밀린 이후 대선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를 진화하고, 당이 대선 주자인 바이든 대통령을 중심으로 더욱 결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토론 이후 바이든 지지 세력들은 후보 사퇴 요구를 거부하며 호전적인 입장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 서약 대의원의 약 99%를 확보해 압도적인 영향력을 과시한 바 있다.
바이든 측 인사들은 주말 동안 대선 후원금을 모금하고, TV 뉴스에서 대통령을 변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5년 가까이 재임하면서 민주당 전체에 걸쳐 깊은 유대 관계를 구축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 본인 또한 뉴욕주와 뉴저지주에서 유세에 나서며 후원자들에게 자신이 연임에 적합하다고 확신시켰다.
7월 21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행 입막음 돈’ 지급 혐의로 중범죄 유죄 평결을 받은 뒤 판사의 선고가 이뤄지는 7월 11일로부터 열흘 후다. 또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될 예정인 7월 18일 후 불과 사흘 만의 날짜다.
민주당은 이미 전당대회 날짜와 투표 절차를 바꿀 수 있도록 규칙을 변경했다. 여기에는 대의원들이 시카고에서 직접 모이기 전에 호명 투표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TV 토론의 악몽을 만회할 방법으로 유권자들과의 타운홀 미팅(인터뷰), 1대 1 언론 인터뷰, 단독 기자회견 등을 진행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또한 바이든 캠프에서는 주말 내내 고액 후원자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개별 접촉을 벌였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언론 인터뷰를 피해 왔다. 마지막 언론사 공개 타운홀 미팅은 2021년 10월이었다.
민주당 전략가들과 지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솔직한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을 대중이 더 많이 볼수록 더 좋다고 조언했다.
제니퍼 홀즈워스 민주당 전략가는 “바이든 대통령이 앞으로 몇 주 동안 여러 기자회견을 지휘하는 것을 보면 좋을 것”이라며 “강력한 연설을 진행하면 유권자들에게 남아있는 의구심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