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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토론에서의 실패를 해외 일정으로 인한 피로로 설명했지만, 이같은 변화가 외국 정상들에게도 충격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 기능 감퇴가 뚜렷해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 접촉한 사람들이 혼란, 무기력, 일관성 없는 발언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고령에 따른 인지력 저하를 시사하는 실수가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달 6일 프랑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기를 향해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등을 돌렸고,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그를 따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참전 용사들과 악수하기 위해 예정된 의전을 따르지 않고, 경사로를 통해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 악수를 나누었다.
다음 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도 어색한 장면이 이어졌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는 너무 작아 거의 들을 수 없었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발언은 사실과 달랐다.
반면 같은 날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 연설에서는 활력을 되찾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했다.
이에 대해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 리듬을 타면 종종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참전 용사들과의 만남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힐버트 마골(100)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신 말이 옳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인 빌 커새서(98)는 바이든 대통령이 노쇠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텔레비전에서 보는 것과 다르지 않으며, 허약하고 권위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13∼15일에 이탈리아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불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었다.
예상치 못한 행동과 신체적 쇠퇴에 대한 우려로 인해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단체사진 행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혼자 떨어져 낙하산 부대원을 향했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그를 다시 무리로 데려왔다.
이 장면은 나중에 바이든 대통령이 갑자기 무리를 떠난 것처럼 편집되어 인지 기능 저하의 증거로 보였다.그러나 실제로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대원들에게 인사를 건넨 것이었다.
NYT는 “사실 인사를 한 것이었지만 그래도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자의 안내가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유럽의 한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신체 상태가 작년 가을보다 현저히 쇠퇴했다고 전하며, 유럽 참석자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종종 맥락에서 벗어나 보였고, 걸을 때 대화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멜로니 총리를 비롯한 G7 정상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신체적 상태를 예민하게 받아들여 비공개 논의 끝에 바이든 대통령이 곤혹스럽지 않도록 걷는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고 한다.
이들 정상은 바이든 대통령이 흐트러진 상황에서 카메라가 주변에 있을 경우를 우려해 바이든 대통령을 둘러싸고 보호할 목적으로 함께 이동할 때 물리적으로 밀착한 대열을 만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