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아이폰을 찾으려다 엉뚱한 집에 방화한 케빈 부이(당시 16세)와 공범들이 사건 당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도둑맞은 아이폰을 찾으려다 엉뚱한 집에 불을 질러 일가족 5명을 숨지게 한 미국의 10대가 사건 발생 4년 만에 징역 60년형을 선고받았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콜로라도주 법원은 1급 살인과 방화 등 혐의로 기소된 남성 케빈 부이(20)에게 이날 징역 60년형을 선고했다. 이는 부이가 검찰과의 형량 협상을 통해 유죄를 인정한 뒤 일부 감형된 것이다.
부이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딜런 시버트(당시 14세)는 지난해 소년원 구금 3년과 주립교도소 청소년 수감 프로그램 수용 7년을 선고받았으며, 또 다른 공범 개빈 시모어(19)는 유죄 인정 후 징역 40년형을 선고받았다.
베트남 출신 이민자의 아들인 부이는 16세이던 2020년 8월 5일 자신의 아이폰과 돈, 신발을 도둑맞은 뒤 아이폰 위치를 추적하는 앱을 이용해 폰이 콜로라도 덴버의 한 주택에 있는 것으로 보고 이 집에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그는 범행 다음 날 화재로 숨진 이들이 자신의 아이폰을 훔친 일당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부이의 방화로 집 안에 있던 세네갈 출신 이민자 여성 하산 디올(당시 25세)과 그의 2살 딸, 디올의 오빠(29세)와 그의 아내(23세), 이들 부부의 22개월 된 딸 등 일가족 5명이 숨졌다.
2020년 방화 피해를 본 미국 콜로라도 덴버의 주택. [더덴버포스트 제공, AP] |
경찰은 사건 직후 피해 주택 주변의 감시카메라 영상에서 용의자 3명의 모습을 확인했지만, 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누구인지 파악하는 데 몇 달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해당 주택의 집 주소를 구글에서 검색한 IP 주소를 추적하는 방법을 통해 용의자 3명을 특정했다.
부이와 공범들은 사건 발생 후 약 5개월 만에 체포됐고, 부이는 범행을 인정했다.
당시 사건으로 아내와 딸을 잃은 유족 아마두 베예는 "언젠가 신이 정의를 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예는 사건 당시 세네갈에서 미국 이주를 위한 비자 발급을 기다리며 가족이 재회하는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건 이후 미국으로 넘어온 베예는 " 매일 저녁 혼자 있을 때마다 자신이 잃은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슬픔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