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유력매체들 “노동당 지지”…‘14년 만의 정권교체’에 힘 실어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가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선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4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영국 조기 총선에서 여당인 제1 야당인 노동당의 대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영국의 주요 매체들이 잇달아 노동당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노동당이 14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더선을 비롯해 파이낸셜타임스(FT), 이코노믹스 등 영국의 유력매체들이 노동당을 지지하고 나섰다고 3일 보도했다.

그동안 노동당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영국 최대 타블로이드지 ‘더선’은 이날 오후 “이제 바뀌어야 할 때”라며 노동당 지지를 전격 선언했다.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이 신문은 사설에서 “보수당의 문제는 지난 14년 동안 국가를 운영하는 것보다 내부 싸움에 더 관심을 가진 것”이라며 “반면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는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려고 노력해 왔다”고 썼다.

경제지인 FT는 “(2010년 당시 총리였던)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전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성장 회복을 다짐하며 취임했으나 2010년 이후는 이전에 비해 암울한 경제 성과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또 FT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대해 마이클 손더스 전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 위원과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기업들은 브렉시트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장기적인 예측을 보류했다”며 “그 후 브렉시트 결과 무역과 투자가 줄어들어, 영국의 상품 수출국 지위가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노동당을 지지하고 나섰다. 가디언은 “현 세대는 희망보다는 걱정으로 미래를 바라본다”며 “노동당은 사람들이 안전한 집, 괜찮은 직장, 강한 공동체를 가지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당에 투표함으로써 영국을 재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론조사에서 수낵의 보수당은 역대 최악의 선거 참패를 경험했던 1906년의 156석보다 의석 수가 더 쪼그라들 전망이다.

차기 총리 자리를 예약한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방심하지 말고 꼭 투표해 달라고 강조했다. 스타머 대표는 “내일의 선택은 14년에 걸친 혼돈과 분열, 실패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한편 집권당인 보수당의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압도적 다수를 확보한 노동당 정권은 뭐든지 맘대로 할 수 있는 백지수표를 갖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세금이 오를 것”이라고 표를 호소했다.

현지 여론조사 결과가 그대로 선거에 반영된다면 하원 의원 650명을 선출하는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은 400~484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보수당은 참패를 마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에서는 64~108석 확보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총선에서 365석을 차지하며 과반의 성과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궤멸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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