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부인, 67억 스포츠카 샀다” 조회수 폭발했는데…알고보니 ‘딥페이크’

[Verite Cachee France 웹사이트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유포된 우크라이나 영부인이 고가의 스포츠카를 샀다는 내용은 가짜뉴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최근 '숨겨진 진실 프랑스'(Verite Cachee France)라는 이름의 한 웹사이트에 자신을 스포츠카 브랜드 부가티의 파리 대리점 직원으로 소개한 한 남성의 영상이 올라왔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지난달 7일 부가티의 새 모델인 '투르비옹'을 450만 유로(약 67억원)에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그 다음 친(親) 러시아 성향의 인플루언서들이 이 영상을 엑스(X·옛 트위터)로 퍼날랐다. 영상은 X에 오르고 24시간만에 1800만 조회수를 찍은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영상이 인공지능(AI)를 이용한 딥페이크 기술로 생성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상 속 남성의 말투와 입의 움직임 등이 실제라고 하기에는 부자연스럽다는 데 따른 것이다.

부가티 또한 이날 성명에서 해당 영상에 주장하는 거래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가티의 파리 대리점은 범죄의 피해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딥페이크 영상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 대통령 등 지도부의 이미지 훼손을 위해 펼친 여론 조작 활동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보고 있다.

대런 린빌 미국 클렘슨대 교수는 이번 영상의 유포 방식 등은 그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이미지를 훼손하기 위해 진행해온 여론 공작 캠페인의 특징을 담는다고 밝혔다.

이러한 러시아의 여론 조작 활동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인 우크라이나 이미지를 심으려는 가짜뉴스가 다수 유포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 6개월간 수십 개 웹사이트에 게재된 기사 수백건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미국 현지 신문으로 가장한 러시아 기반 웹사이트가 AI 기반 활동으로 가짜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고 했다.

한편 러시아의 '대공습'을 마주하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인터뷰와 국경을 넘나드는 외교 활동 등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가 이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 안다면 오늘 얘기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의 독립에 지장이 있는지, 주권을 잃게 되는지를 대비하고 알고 싶다"고 촉구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 제안을 들을 준비가 됐다며 "그들은 나와 우리 국민, 우리 아이들의 삶을 설계할 수 없다"며 "(미 대선이 치러지는)11월에 미국의 강력한 지원을 받을지, 혼자가 될지를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TV 토론에서 자신이 당선되면 내년 1월20일 취임 전 당선인 신분으로 전쟁을 끝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구체적 방안은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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