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한 픽업 타스만 전용 위장막 모델 외관. 서재근 기자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기아 브랜드 첫 중형 픽업트럭 ‘타스만’의 글로벌 출시가 다가오면서 신차의 흥행 여부와 더불어 픽업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스포츠 세단부터 국내 유일 미니밴 카니발과 후륜구동 기반 프레임바디 타입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하비까지 색다른 시도로 완성차 시장을 개척해 온 기아가 다시금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는 평가다.
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오는 2025년부터 국내는 물론 호주와 아중동 등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중형 픽업 타스만을 출시한다. 기아의 첫 픽업 모델은 지난 1970년 생산된 ‘브리사’다. 그러나 브리사는 일본 완성차 제조사인 마쓰다의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된 모델로, 기아 독자 기술로 탄생한 타스만이 사실상 브랜드 1호 픽업인 셈이다.
그간 신차 개발 계획만 무성했던 타스만은 올해 전용 위장막 모델과 티저 영상 등이 공개되면서 양산형 모델의 윤곽이 차츰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국내 최초로 타스만 전용 위장막 모델이 전시돼 픽업 마니아들과 예비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기아는 타스만을 통해 국내는 물론 북미와 호주 등 픽업 수요가 높은 글로벌 핵심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구상이다. 여러 시장 가운데 기아가 각별히 공을 들이는 곳은 호주다.
호주는 연간 20만대 이상 픽업이 판매되고 있다. 픽업 시장 규모로는 북미에 이어 세계 2위다. 신차 이름 역시 호주 ‘영감의 섬’으로 불리는 호주 최남단 타스마니아와 타스만 해협에서 따왔다.
기아는 호주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 미국 포드, 일본 토요타의 중형 픽업과 직접 경쟁을 벌여 영향력을 넓혀가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달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당시 “글로벌 시장에서 픽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기아는 오랫동안 픽업 시장 진출을 생각했고, 지속해서 (진출) 타이밍을 찾고 있다가 타스만을 개발했다”며 신차의 경쟁 모델로 포트 ‘레인저’와 토요타 ‘하이럭스’를 꼽았다. 두 모델 모도 호주와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 중형 픽업이다.
기아는 국내 픽업 시장 공략 의지도 내비쳤다. 국내 픽업 시장의 경우 KG 모빌리티의 1강 체제가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산하 프리미엄 픽업·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브랜드 GMC, 포드 등이 국내 시장에 진출했지만, 이렇다할 판매실적을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타스만이 중형 픽업인 점을 고려하면, 국내 시장에서 렉스턴 스포츠는 물론 롱보디 버전인 렉스턴 스포츠 칸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점쳐진다.
이동열 기아 국내마케팅실 상무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2019년 4만대를 정점으로 더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현재 2만대 수준으로 규모가 축소됐다. 특히, 픽업은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성을 지닌 선택지가 다소 부족한 소외된 장르”라며 “일반 고객도 주저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아웃도어 모빌리티의 대명사로 타스만이 국내 모빌리티에 다양한 색을 입힐 것이라 자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