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록 신세계백화점 뉴리테일팀장. 정석준 기자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K패션82를 신사업으로 시작한 지 1년 만에 200개 브랜드를 유치했습니다. K패션82를 통해 신진 디자이너들의 패션 브랜드가 수출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죠.”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신세계백화점 본사에서 만난 김창록 신세계백화점 뉴리테일팀장(51)은 K패션82에 대해 “수출부터 신세계백화점 입점까지 지원하면서 신진 디자이너들과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업”이라고 소개했다.
K패션82는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5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했다. 수출 경험이 없어 해외 바이어와 접촉할 기회를 찾기 어려운 신생 브랜드나, 복잡한 계약과 물류 절차를 수행할 인력과 노하우가 부족한 중소 업체가 대상이다.
김 팀장은 K패션82 기획부터 사업에 참여했다. 그는 “사업을 준비하는 1년 동안 30여 개 브랜드의 관계자를 만났더니 수출을 도와달라는 곳이 많았다”며 “이에 신세계백화점은 패션업계와 유기적인 협업관계를 만들기 위해 K패션82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각 지역에 패션 디자이너들이 모인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직접 방문해 사업을 홍보했다”며 “해외에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하고 한국 패션을 알리는 역할이라는 점을 강조하니 디자이너의 관심이 쏟아졌다”고 덧붙였다.
김창록 신세계백화점 뉴리테일팀장이 4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 중이다. 정석준 기자 |
국내 디자이너들이 열정을 보이면서 K패션82도 탄력을 받았다. 신세계백화점은 K패션82를 통해 제공하는 최대 1억원 무이자 자금지원, 약 1.4~2.5%의 대출 금리 감면을 지원하고 있다. 디자이너 이지선 씨가 전개하는 컨템포러리 여성복 브랜드 ‘트리플루트’가 대표적이다.
김 팀장은 “이지선 트리플루트 대표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다시 사업을 시작하는 중고신인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관심이 많았다”며 “최근에는 해당 브랜드의 해외 수주가 늘고 있고, 신세계백화점이 제공하는 무이자 자금지원 대상에 선정돼 서로 윈-윈하는 관계가 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라는 점이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는 바이어에게 매력 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수출을 위한 바이어 모집도 활발하다. 국내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 등에서 열리는 쇼룸이나 전시회에 참석해 한국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태국 유통업체 시암(SIAM)과 협업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9를 데리고 현지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김 팀장은 “당시 태국 뉴스 방송에도 나오고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방문하는 등 현지 반응이 좋았다”며 “일부 브랜드는 100만 달러 규모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수출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김창록 신세계백화점 뉴리테일팀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패션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
수출에 성공한 브랜드와 신세계백화점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수출로 검증된 브랜드가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할 가능성을 열면서다. 지난 6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3층에서는 ‘피플오브더월드’가 K패션82를 통해 팝업스토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 팀장은 “해당 층에는 명품 브랜드들이 포진하고 있는데, 그 공간에 신진 디자이너의 팝업스토어를 연 것 자체가 큰 의미”라며 “신세계백화점이 디자이너에게 문을 열면서 다른 브랜드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일본, 유럽, 미국 등을 중심으로 팝업스토어를 준비하고 있다”며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해 수출 이후 백화점 입점까지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