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런 숄즈 교수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최근 월가에선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플레이션을 누르는 수준인지를 놓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일고 있다.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며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스탠포드대 마이런 숄즈 석좌교수는 헤럴드경제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까지 내리면 금리를 낮추겠다고 한 점이 우려된다”며 “연준이 금리를 너무 빠르게 조정하면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가하는 금리 부담은 덜 제약적인 수준으로 보고 섣부르게 금리를 내려선 안 된다고 진단한 것이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과열되거나 침체하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달성하도록 하는 금리수준을 말한다. 중립금리 수준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지만, 연준은 사실상 중립금리로 볼 수 있는 장기금리 추정치 중앙값을 연 2.8%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숄즈 교수는 이보다 높은 “3.5~4% 정도가 될 것”이라며 기대만큼 경제를 강하게 누르지 못한다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중립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에는 재정지출과 투자 수요 확대 등이 꼽힌다. 투자가 늘면 기준금리가 예전과 같더라도 성장률이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이를 억누르려면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게 되는 원리다.
최근 시장에선 AI 열풍에 전력·데이터센터, 탈탄소 경제 전환을 위한 기업 투자가 급증하면서 중립금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엔비디아 등 빅테크 AI 관련 기업 주도의 주가 상승 역시 자산 효과를 일으켜 미국 소비 호조의 밑바탕이 됐다는 진단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