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도시락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중동발 정세악화와 기후변화 등 외생적인 영향으로 지난 3~5월 3개월간 이어졌던 세계식량가격 상승이 지난 달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발표결과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0.6으로 전달과 같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올해 2월 117.4에서 3월 119.0, 4월 119.3, 5월 120.6으로 석 달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바 있다. 6월 120.6의 수치는 전달 기록된 수치와 같은 결과치에 해당한다.
FAO는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등 5개 품목군별로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한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해 계산한 결과다.
품목군별로 봤을 때 지난달 곡물 가격지수는 115.2로, 전달 대비 3.0% 내렸다. 밀은 북반구에서 수확이 진행되면서 가격이 떨어졌고,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등 주요 수출국의 밀 생산 전망이 개선됐고, 튀르키예의 밀 수입 일시 금지 조치로 밀 가격이 하락하는 결과를 보인 것이다.
또한 옥수수는 아르헨티나, 브라질의 생산량과 미국 내 재배 면적이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돼 가격이 하락했고, 쌀 가격은 거래가 저조한 여파를 받았다.
육류 가격지수는 116.9로, 0.1% 하락했다. 가금육 가격은 공급량 확대로 떨어졌지만, 돼지고기 가격은 수입과 북미 지역 내수가 유지돼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소고기 가격은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뤄 전달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럼에도 유지류와 설탕, 유제품 분야에서는 가격 상승 현상이 이어졌다.
지난달 유지류 가격지수는 131.8로, 전달 대비 3.1%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팜유는 국제 수입 수요가 회복되면서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했고, 대두유는 미주 국가의 바이오연료 수요로 인해, 해바라기씨유는 흑해 지역 수출 가용량 감소로 인해 각각 가격이 인상됐다. 유채씨유는 큰 가격 변동이 없었다.
또한 설탕 가격지수는 119.4로, 1.9% 상승했다. 브라질의 5월 수확량이 전망치에 비해 저조했고, 건조한 기후가 지속되면서 생산량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인도의 불규칙한 몬순(우기) 강우량, 유럽연합(EU)의 수확량 전망치 하향 조정 역시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127.8로, 전월대비 1.2% 올랐다. 버터, 탈지분유의 수요가 증가했고, 전지분유는 오세아니아 지역의 생산량 저조 여파를 받은 것이다.
한편 원료 가격지수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되며, 향후 우리 먹거리 물가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김, 식용류, 장류 등 가공식품을 비롯해 김밥, 안주류 등 자체브랜드(PB) 일부 상품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다.
우선 CJ제일제당 비비고칩(김부각 40g) 오리지널·스위트콘·포테이토 등 3종 가격은 기존 3900원에서 4900원으로 인상됐고, CJ제일제당 백설올리브유(500㎖)는 기존 가격 대비 34% 오른 1만6600원으로, 백설고소함가득참기름(330㎖)은 기존 가격 대비 15.1% 인상된 1만3700원으로 조정됐다.
편의점 PB상품 가격도 비싸졌다. 편의점에서는 내달 2일 김치볶음 삼각김밥을 1200원에서 1300원으로, 3XL 치킨마요 삼각김밥을 1600원에서 1700원으로 100원씩 올리기로 했다. 서민간식으로 분류되온 삼각감밥류의 가격이 2000원에 육박하는 상황까지 이어진 것이다. 인상률은 각각 8.3%, 6.3%다. 또 다른 편의점 업체는 믹스넛, 우리맛밤, 오늘의견과 등 PB 안주류 6종의 가격을 100원씩 인상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