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준다고 모시고 살라는 건 옛날 사람” 노후에 ‘자녀와 동거’ 기대하는 중장년 10명 중 1명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자녀에 자산 이전 의향이 있는 중산층 중·장년 중 노후에 자녀와 동거를 기대하는 비중이 단 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 축적한 재산을 자녀들에 물려줄 계획이지만, 같이 살면서 부양하기를 바라는 비중은 소수에 그쳤다.

7일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중산층의 상속 경험과 계획’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이전에 발표한 금융소비자보고서 데이터를 토대로 총자산 상위 50% 이상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에 자산을 이전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 중 ‘노후에 자녀와 동거를 기대한다’는 문항에 ‘그런 편’이라고 답한 비중은 12%로 집계됐다. 특히 ‘매우 그렇다’고 답한 비중은 1%에 불과했다. 반면 ‘아니다’ 혹은 ‘매우 아니다’고 답한 비중이 68%로 절반 이상 비중을 차지했다.

하나금융연구소 ‘중산층의 상속 경험과 계획’ 보고서 발췌.

이는 현재 자녀와의 관계가 만족스럽지 않은 데서 기인한 결과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현재 자녀와의 관계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84%가 ‘매우그렇다’ 혹은 ‘그런 편이다’고 답했다. 자녀와의 관계에 만족하지 않거나 만족스럽지 않은 편이라고 답한 비중은 단 3.3%에 불과했다.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는 높지만, 노후 자녀의존도는 매우 낮은 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한국 중산층은 향후 자산이전 시 상속으로 60%, 증여로 40%를 물려주겠다고 밝혔다. 또 연령대가 높을수록 상속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상속을 더 많이 하려는 이유는 비상상황, 노후 부양문제 고려 등 노후 대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상속을 더 많이 하려는 이유를 물은 결과 약 54%가 ‘사망 전까지 나를 위해 활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노후 부양 문제를 고려한다는 응답도 39%에 달했다. 증여 후 자녀와 소원해질 것을 걱정한다는 비중도 29%로 집계됐다. 이밖에는 절세 때문이라고 답한 비중이 19%, 자산 증식 가능성 때문이라고 답한 비중이 18% 등이었다.

하나금융연구소 ‘중산층의 상속 경험과 계획’ 보고서 발췌.

배분 방식을 묻는 질문에는 43%가 상속이 모두에 균등하게 배분할 것이라고 답했다. 뒤이어는 사망 전까지 관계에 따라 배분하겠다는 답이 16%로 집계됐다.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배분하겠다는 답도 16%로 같았다. 자산이전의 대상으로는 자녀, 배우자, 부모, 형제·자매, 조카 순으로 나타났다.

상속 배분 계획을 자식 또는 가족에게 비밀로 하겠다는 비중도 절반에 가까웠다. 이들 중 61%는 이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 ‘자녀들 간 분쟁으로 우애가 상할까 우려된다’고 답했다. 부모에 대한 의무를 더 이상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답한 비중은 33%로 집계됐다.

아울러 상속 의향자의 40%는 상속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계획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속을 고려 중인 자산 유형은 거주 중인 주택, 현금, 주식 등 순이었다. 다만 보유한 부동산을 처분해 금융자산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이 61%로 집계됐다. 금융자산을 처분하고 부동산 비중을 확대해 물려주겠다는 비중은 39%였다. 또 투자, 연금, 신탁 상품을 중심으로 향후 상속을 위한 투자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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