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니까 발가락 간질간질” 장마철이면 엄청 팔리는 약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폭우보다 무서운건 사라지지 않는 가려움.”

직장인 A씨는 장마철이 되면 두렵다. 바로 장마철과 함께 찾아오는 무좀 때문. 평소에는 괜찮다가 장마철만 되면 발가락이 간질간질해 밤잠을 설치는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A씨는 이 불치병(?)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주 병원을 다녀왔다.

장마철 날씨에 무좀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습도가 높은 날씨는 무좀균이 증식하기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장마철은 무좀약이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성수기에 해당한다.

손발톱무좀은 곰팡이의 일종인 피부사상균이나 이외 사상균 등이 손발톱에 전염되면서 진균증(곰팡이)을 일으켜 발생한다. 균 특성상 장마철에 환자가 몰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7~8월 손발톱무좀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57만여명에 달한다. 환자 수가 가장 적은 2월에 비하면 1.5배나 높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무좀 치료제 시장은 약 3300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치료제는 크게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과 의사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이 있다.

현재 손발톱무좀 치료제 시장 선두는 동아에스티의 ‘주블리아(성분명 에피나코나졸)’다. 원래 일본 카켄제약이 개발했는데 동아제약이 수입해 지난 2017년 국내에 출시했다. 이 제품은 전문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경구제가 아닌 바르는 형태라는 편의성과 일반의약품에 비해 강력한 효과가 알려지면서 출시 2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이어 꾸준히 성장한 주블리아는 2022년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넘었고 지난 해 매출 300억원을 돌파한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동아에스티 무좀 치료제 '주블리아'. 동아에스티 제공

주블리아의 인기에 제네릭 제품들도 연이어 출시 중이다. 가장 먼저 대웅제약이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아 ‘주플리에’를 출시했다. 이후 4월에 동화약품의 ‘오니샥외용액’이 허가를 받아 허가권을 휴온스에 넘기면서 휴온스가 ‘에피러쉬외용액’으로 제품을 출시했다. 그리고 7월에만 제뉴원사이언스 ‘케이졸외용액’과 오스코리아제약 ‘에피니아외용액’ 외에 6개사가 추가로 식약처 허가를 획득하며 에피나코나졸 제네릭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업계 관계자는 “주블리아가 그야말로 무좀치료제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많은 제약사가 제네릭 제품으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며 “무좀 치료제 시장 규모가 작지 않은 만큼 시장에 뛰어드는 제약사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렇게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네릭 제품들이 나오자 오리지널 제품도 반격에 나섰다. 동아에스티는 제네릭 제품과 가격 차이를 좁히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주블리아 가격을 종전보다 약 17% 인하한다고 밝혔다. 약국가 기준 약 7만1000원에서 5만9000원 정도로 인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쥴릭파마 ‘라미실’과 동화약품 ‘바르지오’ 등이 있다.

동화약품 무좀 치료제 '바르지오' 신규 TV 광고. 동화약품 제공

두 제품은 광고가 가능한 일반의약품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무좀 환자가 늘어나는 최근 TV 광고 등 공격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좀균이 증식하기 쉬운 장마철은 사실상 무좀약을 파는 제약사들에게 가장 고마운 성수기”라며 “무좀은 완치가 쉽지 않은 꾸준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어서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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