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안 한 해수욕장서 물놀이하다 빠진 20대…구조해 준 男, 알고보니

동해 망상해수욕장. [헤럴드DB]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아직 개장하지 않은 해수욕장에 들어가 물놀이를 하던 중 바다에 빠진 20대가 비번이던 소방관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9일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환동해특수대응단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4시 40분쯤 동해시 망상해수욕장에서 20대 관광객 A씨가 바다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망상해수욕장은 당시 개장하기 전이라 수상 안전요원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와 일행 등 3명은 수영한계선 너머까지 맨몸으로 들어가 물놀이를 즐기다가 사고가 났다.

A씨가 순식간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자 한 남성이 인근에 있던 젊은 연인에게 튜브를 빌려 입던 옷 그대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해변으로부터 약 30m 떨어진 곳까지 헤엄쳐 A씨에게 다다른 남성은 A씨에게 튜브를 잡게 한 뒤 다시 헤엄쳐 물가로 그를 끌고 나왔다. 사고가 발생한 지 5분 만의 일이다.

바다에 빠진 시민을 구한 주인공은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환동해특수대응단 소속 김동찬(41) 소방장이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환동해특수대응단 김동찬(41) 소방장.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환동해특수대응단 제공]

김 소방장은 비번 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A씨의 사고 모습을 발견한 뒤 즉각 구조에 나섰다고 한다. 다행히 A씨도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소방장은 "소방관이 되기 전 수상 안전요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어 바다에 가면 습관적으로 사람이 있는지 살펴본다"며 "당시 망상해수욕장은 개장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수상 안전요원이 없는데도 사람들이 물놀이하고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개장 일주일 전, 폐장 일주일 후에 해수욕장에서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하는 만큼 수상 안전요원이 없는 곳은 수영하지 않는 게 좋고, 하더라도 튜브나 구명조끼는 필수로 챙겨야 한다"고 당부한 뒤, "관광객을 무사히 구조한 것도 보람이 있었지만 구조 당시 상황을 목격한 자녀들이 '멋있다'고 한 게 가장 뿌듯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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