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그랜저’와 기아 ‘쏘렌토’ [현대차·기아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을 겪으면서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9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하이브리드차 등록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6월 국내 하이브리드차(상용차 제외) 신차 등록 대수는 작년 동기 대비 24.3% 증가한 18만7903대였다.
전체 신차 등록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2.9%로, 하이브리드차 등록 비중이 20%를 넘은 것은 반기 기준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가 인프라 부족 등으로 수요 정체를 겪는 틈을 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올해 상반기 내수 시장 ‘톱5’ 베스트셀링 차량(상용차 제외)이 모두 하이브리드 모델을 보유한 모델일 정도로 인기다. 올해 내수 판매 1∼5위는 기아 쏘렌토, 기아 카니발, 현대차 싼타페, 기아 스포티지, 현대차 그랜저가 차지했다.
반면에 경유차는 같은 기간 7만5985대의 등록 대수를 기록하며 9.3%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8% 감소한 수치다. 경유차 등록 비중이 10% 아래로 떨어진 것도 반기 기준 올해 상반기가 처음이었다.
탈탄소화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0년대 휘발유차에 이어 등록 비중 2위였던 경유차는 올해 상반기 하이브리드차에 이어 LPG차(10.3%)에도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하이브리드차 제품군을 확대하는 추세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 차종으로 확대하는 것을 노리고 있다.
첫 모델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의 상품성 개선모델이 될 전망이다.
기아도 올해 6개 차종에 탑재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2026년 8개, 2028년 9개 차종으로 늘린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하이브리드 SUV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를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2.5 터보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하이브리드차 수요는 향후 몇 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