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성장에 ‘슈퍼사이클’ 돌입… 전력기기 3사 ‘역대급’ 상승세 [비즈360]

울산 동구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에서 일부 변압기들이 조립 단계를 거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전력기기 3사가 고공행진 중이다. 인공지능(AI)발 전력 수요 증가로 전력기기 수주가 끊이지 않으면서 올해 2분기 호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전기차 시장이 반등 시 전력 수요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전력기기 3사들은 공장 증설을 통해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조석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은 전날 서울 강남구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기자와 만나 “아직 정확한 숫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2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정도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 예상하고 있는 HD현대일렉트릭의 2분기 영업이익은 12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조석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이 9일 서울 강남구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제2회 에너지통상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영대 기자

다른 전력기기 업체들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효성중공업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97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3.2% 늘 것으로 기대된다.

LS일렉트릭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9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자동화, 신재생 사업 부진에 따른 것일 뿐 전력기기 및 전력인프라 사업 실적은 견고할 것이라고 증권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실제 하나증권은 올해 2분기 LS일렉트릭의 전력기기 및 전력인프라 사업 영업이익(915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력기기 업체들의 상승세는 예년에 비해 전력기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 힘입었다. AI 발전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더불어 북미를 중심으로 노후화된 인프라에 대한 교체 요구가 늘어나면서 전력기기를 찾는 고객사들이 늘어난 것이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 전경. [LS일렉트릭 제공]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5월 영국 전력회사인 내셔널그리드와 812억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9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효성중공업은 최근 노르웨이 국영 송전청 스타트넷과 3300억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계속된 수주에 전력기기 3사는 이미 2년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올해 3월 말 기준 전력기기 3사의 총 수주잔고는 13조원을 훌쩍 넘는다.

전력기기 수요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AI 인프라가 계속 확대되는 가운데 이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전력 시장은 앞으로도 분명히 좋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전력 시장 수요는 재생에너지, 전기차가 이끌었다면 향후에는 빅데이터와 AI가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전기차 시장이 최근 좋지 않지만 향후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며 “전기차 시장이 반등한다면 전력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효성중공업 창원 공장에서 직원들이 초고압변압기를 검사하고 있다. [효성중공업 제공]

전력기기 3사들은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의 경우 272억원을 투입해 진행하고 있는 울산공장 증설이 올해 10월 완료될 예정이다. 180억원이 투자된 미국 앨라배마 공장 증설은 이달 마무리된다. 조 사장은 향후 추가 투자 여부에 대해 “증설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LS일렉트릭은 8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부산 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증설 완료 시 LS일렉트릭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2배 이상 늘어난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멤피스, 창원 공장에 1000억원을 투자해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40%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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