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 근육에 솔솔 뿌렸더니” 근력 2배↑…신기한 ‘젤’ 대체 뭐길래

분말형 수화젤 실제 모습과 사용 과정.[G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손상된 근육에 솔솔 뿌리면 지혈은 물론 근력을 높여주는 신기한 기술이 개발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신소재공학부 이재영 교수 연구팀이 근육 재생을 촉진할 수 있는 ‘분말형 수화젤’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가루 형태로 물이나 체액과 닿았을 때 수화젤을 형성한다. 보관 및 운반에 용이하며, 특히 고수분 환경에서도 강한 접착력을 유지하는 것이 장점이다.

충돌, 낙상 등에 따른 외상성 사고는 근육 손실(VML)을 초래하는데 체중의 약 30~40%를 차지하는 골격근은 주로 신체에서 움직임과 힘 생성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한번 손실이 일어나면 기능 및 장기간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골격근 손실을 위한 임상 치료로 자가 근육 피판 이식술이 주로 진행되고 있지만 복잡한 수술 절차, 제한된 부위에만 사용가능할 뿐 아니라 불완전한 기능 회복과 같은 부작용이 있어 생체재료 기반의 새로운 연구가 시급하다.

젖은 환경에서 부착성을 유지하는 분말형 수화젤 모식도.[GIST 제공]

수화젤은 신체 조직과 유사한 기계적 물성 등 여러 유익한 특성으로 재생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수화젤은 수분이 있는 환경에서 접착력이 크게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대부분의 생체 조직은 고수분이며, 출혈 등이 생겼을 때 이러한 환경에서 접착성을 유지할 수 있는 수화젤 개발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고수분 환경에서도 우수한 접착성을 가진 손상된 근육 조직에 뿌려 사용할 수 있는‘분말형 수화젤’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생체친화적인 천연고분자 산화 덱스트란과 젤라틴을 혼합한 후, 크기가 300 ㎛이하의 입자로 분쇄하여 고수분 환경에서도 빠르고 높은 접착력을 갖도록 설계했다.

수화젤은 손상된 근육 조직 표면의 혈액 및 체액을 흡수하여 자발적으로 수화젤을 형성하며, 다양한 분자 상호작용을 통해 조직과 강하게 접착하는 특성을 보인다.

용매 및 체액의 흡수 이후, 도포 부위에서 5분 내로 수화젤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신체조직과 유사한 기계적 특성을 보였고 손상된 근육의 재생을 촉진시켰으며 물리적 충격에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안정적인 접착성을 가졌다. 뿐만 아니라 손상 초기에 우수한 지혈 효과와 손상된 근육 부위의 골격근 회복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하였다.

이재영(왼쪽부터) 교수, 이민규 박사, 서다운 박사과정생.[GIST 제공]

이 수화젤은 피부조직에서 10 kPa의 접착성을 나타내며 현재 의료용으로 이용되는 생체용 접착제인 피브린글루(2 kPa)와 비교했을 때, 5배 가량 높은 접착성을 보였다.

골격근 재생은 빠른 혈액의 흡수 및 응고, 강력한 조직 접착력, 손상된 근육의 물리적 보호를 가능하게 하는 지혈 물질이 필요하다. 연구팀이 개발한 ‘분말형 수화젤’의 지혈 효과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15배, 피브린글루에 비해 5배 정도 효과적인 것을 확인하였다.

골격근 손실이 발생한 실험용 쥐의 손상된 근육 부위에 이 분말형 수화젤을 도포했을 때, 3주 후 근육의 섬유화가 줄어들었으며 근육 조직 내 신생혈관이 증가하고 염증 반응이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피브린글루로 치료한 그룹보다 근육 조직의 2배 정도 근력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재영 교수는 “기존 수화젤 치료의 한계를 뛰어넘어 수분이 있는 환경에서도 손쉽게 도포 가능하고 강하고 안정적인 접착성을 나타내는 분말형 수화젤을 제작했다”며 “신체 조직과 유사한 기계적 성질을 가져 조직 공학용 지지체, 조직재생 등 여러 가지 생체재료 분야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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