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회동했다. [UPI]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정권 교체 후 국제외교 무대에 데뷔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워싱턴DC를 방문한 스타머 총리가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처음으로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 자리에서 “어려운 상황을 거치고 오랫동안 단련된 양국의 특별한 관계는 지금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취임 초기에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현안을 논의하고, 양국 관계와 나토 협력을 다시 한번 강조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언급했다.
스타머 총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이어 영국에서 유럽정치공동체(EPC) 회의를 주최하는 등 유럽연합(EU)과 관계 재정립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스타머 총리에게 “나토 동맹 관계를 더 가깝게 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는 또한 영국이 미국과 유럽 간의 “대서양 횡단 동맹을 함께, 더 가까이 묶는 매듭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당신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당신들은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이날 유로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잉글랜드가 네덜란드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데 대해 “스타머 총리 때문에 이긴 것”이라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스타머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기 전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와 함께 준결승전 생중계를 시청했다.
스타머 총리는 중계를 끝까지 보지 못했다면서 “1-1인 상황에서 네덜란드 총리와 함께 시청을 중단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유로 2024에서 잉글랜드가 우승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네덜란드 총리와 (관계가 악화해) 대화를 할 수 있겠느냐”고 웃으면서 농담했다.
한편 스타머 총리와 함께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존 힐리 신임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은 유럽 국가들을 선도할 것”이라면서 국방지출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힐리 장관은 올해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승리하더라도 미국의 우선순위가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이 중국에 대한 대처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결과는 유럽의 나토 국가들이 그동안 미국에 기대해왔던 힘든 과업과 리더십의 일부를 더 많이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영국과 유럽 국가들이 스스로 러시아에 대한 대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노동당은 총선 과정에서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32%인 국방예산을 2.5%로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나토는 ‘GDP 대비 최소 2%’를 방위비 지출 가이드라인으로 정하고 있으며 올해 기준 이를 충족한 회원국은 전체 32개국 중 영국을 포함해 23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