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시가 재외국민 특별전형 원서접수와 함께 시작된 가운데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학원가를 한 학생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1500명대 증원이 반영된 2025학년도 의대 입시가 최근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입시 현장 곳곳에선 벌써 예년보다 치열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수험생과 더불어 졸업생까지 역대 최대 규모로 의대 입시에 몰릴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11일 가천대는 전날까지 접수한 의예과 모의논술 시험에 총 720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가천대 의대는 2025학년도에 정원 90명이 늘어난다. 이에 신설한 논술 전형으로만 40명을 뽑기로 했는데, 이보다 18배가량 많은 인원이 모의 시험에 몰린 것이다. 가천대 의대 논술 전형은 통상 10명 미만을 뽑는 다른 의대 논술보다 규모가 커 시행계획 발표 때부터 학부모 관심을 크게 모았다.
가천대 의대 모의논술에 이렇듯 많은 인원이 몰린 건 의대 논술이 비교적 다른 전형보다 응시 문턱이 낮기 때문이다. 논술은 의대 입시에서 가장 경쟁률이 높은 전형 중 하나다. 대개 수학 과목에서 출제되는 논술 시험을 치른 뒤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추면 돼, 수학에 강점에 있는 일반고 수험생들을 포함 영재고나 과학고 등 출신 학생까지 대거 응시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인하대 의대 논술 전형엔 8명 선발에 5826명이 모여 경쟁률이 660.8대1까지 치솟았다.
수능 최종 평가전인 9월 모의평가 신청이 지난 4일로 마무리된 가운데, 이 과정에서도 예년보다 졸업생 유입이 많아진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는 목소리가 많다. 서울에 사는 학부모 김모(50) 최모씨는 “매년 모교에서 모의평가 접수를 해왔는데, 예년엔 여유로웠던 것과 달리 이번엔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10분 만에 마감이 됐다”고 말했다. 모의고사에 응시한 졸업생은 자신이 졸업한 학교 혹은 학원을 선택해 치를 수 있다.
수험생 관련 커뮤니티에선 “올해 모평 접수를 놓쳤다”, “모평 없이 수능을 바로 봐야한다”고 호소하는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치러진 수능 6월 모의평가에서도 졸업생 응시생은 1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응시생 47만4133명 중 졸업생은 18.7%(8만8698명)에 달했다.
이렇듯 내년 입시에서 대규모 졸업생 유입이 현실화한만큼 의대 증원발 수능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치러진 6월 모의평가는 이미 영어 영역 1등급이 1.47%에 그치는 등 논란을 빚었다. 이와 관련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올해 응시 집단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졸업생 유입을 고려해 냔이도를 설정했다가 조절에 실패했음을 에둘러 시사한 것이다.
한편 올해보다 1509명 더 많은 인원을 뽑는 2025학년도 의대 입시는 지난 8일 고려대, 가천대, 성균관대 등 12개 대학에서 재외국민전형 모집을 시작으로 본격화했다. 재외국인전형은 정원 외에서 선발돼 모집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정부에선 입시가 시작되면서 의대 증원이 돌이킬 수 없는 절차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