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을 식수로…현실판 ‘스틸슈트’ 만드는 나사 과학자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영화 듄에서 사람이 배출하는 모든 수분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하루 종일 손톱 만크믜 수분만 잃도록 설계된 ‘스틸슈트’가 등장하자 관객들은 그 실현 가능성에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 미 항공우주국(NASA)와 관련된 과학자들이 실제 유사한 우주복을 만들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가디언은 소변을 정화해 식수로 재활용할 수 있는 우주복이 NASA의 유인 달 착륙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3 프로그램에 배치되기 위해 개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우주 비행사들의 소변과 땀은 이미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일상적으로 재활용되고 있지만 우주 유영에선 제한적이다. 우주 비행사들은 현재 우주복 내 음료수 가방에 1ℓ의 물만 가져갈 수 있다. 10~24시간 가량 지속될 달 우주 유영에선 충분치 않은 양이다.

현재의 분비물 관리 솔루션인 MAG(Maximum Absorbency Garment)는 기본적으로 성인용 기저귀 형태를 띄고 있다. 이것을 입고 있어도 소변 등이 새기 쉽고 비위생적이다. 일부 우주비행사들은 우주 유영 전에 음식과 음료 섭취를 꺼리거나 요로 감염을 호소하고 있다.

웨일 코넬 의과대학과 코넬 대학의 연구개발진에 따르면 개발중인 신형 우주복은 역삼투압 장치와 진공 기반 카테터로 구성돼 있다. 현재까지 고안된 우주복 시스템은 착용한 우주인의 체형에 맞게 성형된 실리콘 컵이 내장돼 소변을 모은다.

우주 비행사가 우주복을 입은 채 소변을 보기 시작하자마자 진공 펌프가 작동해 소변을 수집한다. 수집된 소변은 여과 시스템에 의해 87%의 효율로 물로 재활용된다. 500㎖의 소변을 채취하고 정화하는 데에는 단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정제된 수분은 에너지 음료 형태로 우주 비행사에게 제공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여과 장치와 실리콘 컵, 진공 펌프 등을 더한 여과 시스템의 총 무게는 8㎏으로 우주 공간에서 메고 이동하기에 충분히 작고 가벼울 전망이다. 연구진은 올 가을 뉴욕에서 100명의 자원 봉사자를 모집해 시스템의 기능과 편리성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연구진의 일원인 크리스토퍼 메이슨 웨일 코넬 의과대학 교수는 “듄과 같은 거대한 사막 행성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우주복은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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