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러신에서 열린 유세에서 슬로건인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모자를 쓰고 자신 있는 몸짓으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정책에 대해 "전 세계에 불법입국을 보상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북한과의 직접 외교에 나서는 대가로 동맹인 한국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용인하거나 전술핵 재배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
미 브루킹스 연구소 앤드루 여 선임연구원은 9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북한의 중요성'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시 북미 관계의 기회와 위험 폭은 매우 넓다"며 전통적으로 미국 보수당은 북한에 매파적 입장을 유지했지만, 이념과 무관한 트럼프는 대북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트럼프와 김정은은 2019년 하노이 회담 무산 후 개인적 유대를 이어갔다"며 "트럼프 스스로도 북한과의 협상을 마무리 짓고자 할 가능성이 크고, 심지어 비확산 원칙을 포기하고 이번에는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북핵 문제를 풀어낸 첫 미국 대통령이라는 업적을 차지하고자 하는 트럼프의 욕망이 이러한 접촉을 부채질할 것"이라며 "트럼프가 실질적 약속을 받아내지 못하고 북한의 핵체제만 용인하는 '배드 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북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지점에서 한국 정부가 북미 대화에 반대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울을 달래기 위해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허용하거나 미국의 전술핵 무기 재배치를 승인할 수 있다"며 "한국과 핵공유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 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용 가능성이 거론되는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최근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비확산 원칙에 나쁜 선례를 남길 것"이라며 미국의 핵우산을 강화하는 게 더 나은 해결책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미국 내에서 다른 이야기를 하는 비평가들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확장 억제와 핵 우산은 한미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