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과 함께’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압도한 저력은 ‘무인 잠수정’…미래 해양전의 핵심 유령함대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가 14일 저녁 7시10분 ‘미래 해양전의 핵심 유령함대(Ghost Fleet)'를 방송한다.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의 함장이었던 국립한밭대학교 국방우주공학과 양민수 교수와 함께 유령함대 구축의 중요성과 해양 무인체계 개발을 둘러싼 세계 각국의 움직임, 그리고 우리나라가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알아본다.

전 세계가 일명 ‘유렴함대(Ghost Fleet)’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무인 복합체계인 유령함대는 무인 수상함, 무인 잠수정 등 해양 무인체계를 선두에 세워 승조원을 보호하고 전투력을 높이는 미 해군의 전략 방향이다.

해양 무인체계가 실전에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군은 자체 개발한 소형 자폭 무인 잠수정을 투입해 러시아의 흑해 함대를 침몰시키고 크림대교를 파괴하며 압도적인 해군 전력을 가진 러시아에 타격을 입혔다. 이에 세계 각국은 첨단 기술로 변화하는 전쟁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해 해양 무인체계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용하지만 강한 유령함대(Ghost Fleet)의 정체는?

유령함대(Ghost Fleet)의 개념은 2018년 미 해군으로부터 시작됐다. 함정이나 상선에 무인화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무인 전력 150척이 포함된 500여 척의 유·무인 혼합 함대를 의미한다. 무인 전력을 통해 전투력을 높이고 인명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중국은 과거 해군력이 약했지만 최근 세계 1위의 선박 건조 능력을 기반으로 전력을 급속히 향상시키며 대만을 압박하고 남중국해까지 해양 관할권을 확장하려고 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양적 우세에 대응하기 위해 이 같은 작전 개념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무인전력의 가능성이 현실로 입증된 것이 바로 러-우 전쟁. 특히 우크라이나의 마구라 V5는 길이 5.5m, 최고 시속 77.8km로 최대 800km까지 공격이 가능한 소형 무인 수상정으로, 러시아 세르게이 코토프함을 공격, 침몰시켜 러시아 병사 7명이 사망했다.

양 교수는 패널들에게 우크라이나 무인 수상정과 러시아 초계함의 제작 비용은 얼마일지 패널들에게 퀴즈를 냈다. 그중 홍석천이 유일하게 비슷한 가격을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양 교수는 “러시아의 세르게이 코토프함은 약 890억 원인데 반해 마구라 V5는 약 3억 4천만 원으로 성능 대비 가성비가 무척 좋은 무기”라고 말했다.

-새로운 해양 무인체계, 무인 수상함(정)!

무인 수상정과 무인 수상함은 크기에 따라 나뉜다. 미국의 노마드(Normad)함과 레인저(Ranger)함은 약 8,000km 거리를 원격 자율항해 했고 레인저함은 21년도에 SM-6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그러나 양 교수는 “이들은 우리나라의 세종대왕함 같은 이지스함에는 성능이 훨씬 못 미친다”고 이야기했다.

세종대왕함에는 최대 1000여km 이상 떨어져 있는 항공기와 탄도탄 등 다수 표적을 동시에 찾아내고 공격할 수 있는 스파이(SPY) 레이더가 탑재되어 있어 ‘꿈의 함정’으로 불린다. 하지만 한 대 가격이 약 1조 2천억 원에 달할 만큼 건조·운용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높아 “각국은 성능 대비 비용이 저렴한 대형 무인 수상함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는 것이 양 교수의 설명이다.

길이가 12m~5m 이하인 중형 무인 수상함은 무기 탑재가 제한되어 대형 함정 호위나 정찰 임무 등을 수행한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시헌터와 시호크. 광학장비와 레이더를 이용해 자율 운항하며 30일 이상 작전 지속이 가능하다. 이러한 무인 수상정이 있으면 잠수정의 어뢰 공격에도 대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형 무인수상정은 우크라이나군의 마구라 V5가 대표적 예로 군집으로 운용되어 타격뿐만 아니라 특수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기뢰를 탐지, 제거하는 기뢰 대항 무인 수상정이 개발 중이다.

-수상전을 넘어 수중전까지! 대한민국의 해양 무인체계는?

해전의 핵심 전력인 잠수함이 현대전에서 위력을 발휘한 대표적인 예가 독일의 유보트(U-boat)이다. 1차,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해군이 운용한 잠수함으로 前 영국 수상 처칠은 “전쟁 기간 중 나를 두렵게 만든 단 한 가지는 독일 해군의 유보트였다”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로, 영국 해군의 해상 봉쇄에 맞선 비대칭 전력으로 대활약했다. 무인 잠수함은 1950년대 미국에서 최초로 개발됐으며 1970년대엔 미국 해군 전투용 무인 잠수정으로 점차 확대 개발되었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열강들은 이처럼 유·무인 해양 복합체계를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해군은 현재 미국의 유령함대와 비슷한 개념으로 ‘네이비 씨 고스트(Navy Sea Ghost)’를 추진하고 있다.

양 교수는 “AI 기술과 조선산업, 해군력이 세계적 수준인 대한민국은 우수한 해양 무인체계를 구축할 수 있고, 나아가 세계 방산 시장에서도 선두에 설 수 있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다. 홍해와 남중국해, 대만해협까지 전 세계 바다가 뜨거워지고 있는 현시점에 우리 바다를 지킬 수 있는 해양 무인체계는 과연 어떻게 돌아가고 우리나라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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