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유세 현장에서 피격을 당해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있다. [AF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으로 미국 사회가 대혼돈에 빠져든 가운데 극단으로 치닫는 증오의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는 자성론이 미국 정치권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공화당 의원들은 이를 통해 이번 사태의 책임을 트럼프 전 대통령 비판에 치중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에 사실상 돌리고 있어 양측의 온도차는 확연하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14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극단의 언행을 줄여야 한다”며 “이 나라에서 대립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존슨 의장은 “양당 지도자들 모두 나라를 진전시키기 위해 이 같은 대립 자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슨 의장은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 모두에 대립의 정치가 심화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의견이 불일치할 수도 있지만, 이는 좋은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반대편은 존재할 수 있지만, 우리는 모두 미국인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존엄하게 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는 첨예한 정치적 논쟁과 토론을 이어갈 수 있지만, 그것이 개인적인 것이 돼서는 안 되며 개인을 표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해 왔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는 것은 알지만, 그 같은 언행이 이런 일을 내포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마이클 와틀리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도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정치의 어느 영역에도 이 같은 폭력이 있을 자리는 없다”면서 “모든 미국인에게 지금은 분열을 중단하고 잠시 멈춰서 현재 정국에서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돌아보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낸시 메이스 공화당 하원의원도 언론 인터뷰에서 “누구도 정치적 신념 때문에 총에 맞아서는 안 된다”며 “단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총에 맞아 죽어서는 안 되며, 솔직히 이 같은 극단의 언사에 신물이 난다”고 규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당시 펜실베이니아 유세 현장에 동행했던 데이브 매코믹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는 ABC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이것이 결코 후보에 대한 물리적 충돌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폭력에 의지해선 안 되며, 이 같은 폭력은 자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인 펜실베이니아 출신 존 페터먼 상원 의원도 “우리는 이번 대선과 관련해 열기를 가라앉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역시 민주당 출신인 조슈아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이날 별도 연설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는 용납할 수 없는 비극”이라며 “정치 지도자들이 열기를 가라앉히고 증오의 언사를 자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