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가격 안정세…삼계탕 집에서 먹으면 ‘외식의 반값’

초복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의 한 삼계탕집.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초복을 맞아 닭고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 확대와 정부 납품단가 지원 영향으로 닭고기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육계 도매가격과 소비자가격은 지난 10일 기준 각각 ㎏당 3126원과 615원으로 지난해 7월 상순 대비 각각 26.1%, 4.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계탕용 닭고기도 이달 상순 도매가격이 마리당 2813원으로 1년 전보다 19.4% 하락했다.

농식품부는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육계 병아리 생산용 종란 529만개를 수입하고, 업체에 입식(새로운 닭을 들여놓는 것) 자금 800억원을 지원하는 한편 육용 종계를 기간 제한 없이 기를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육계 공급량은 이달 상순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했다. 이달 상순까지 도축 마릿수는 4억마리가 넘는다.

지난해에는 여름철 호우 피해와 겨울철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에 따른 종계 생산성 저하로 닭고기 수급이 불안정해져 가격이 상승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육계 병아리 입식 마릿수와 다음 달 육계 도축 마릿수가 작년 대비 각각 1% 안팎 증가해 당분간 육계 생산량이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영계 가격이 내리면서 전통시장의 삼계탕 재료비가 작년보다 7.5% 떨어졌다. 집에서 삼계탕을 끓여 먹는 비용은 1인분 기준 8000∼1만원으로 외식(1만7000원~2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삼계탕용 닭을 고르고 있다. [연합]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14일 영계와 수삼·찹쌀·마늘·밤·대파·육수용 약재 등 삼계탕 재료 7개 품목의 가격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물가정보는 매년 초복 일주일 전 재료비 시세를 조사한다.

전통시장에서 구매하면 영계 네 마리와 수삼 네 뿌리, 찹쌀 네 컵 등 삼계탕 4인분 요리 기준으로 3만2260원이 필요하다. 1인분 기준으로 약 8000원이다. 이는 5년 전 대비 26.3% 올랐지만, 작년(3만4860원)에 비하면 7.5%(2600원) 저렴하다.

총재료비가 내린 것은 삼계탕용 영계 가격이 내렸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에서 구매 시 영계 네 마리(2㎏) 가격은 지난해 1만9200원에서 올해 1만6000원으로 16.7%(3200원) 하락했다.

한국물가정보는 삼계탕 재료를 슈퍼마켓과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비용은 4인분 기준으로 각각 4만2150원, 4만3360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통시장 재료비(3만2260원)와 비교하면 슈퍼마켓은 30.7%, 대형마트는 34.4% 각각 비싸다. 전통시장에서 4인분 재료를 구매해 조리하면 1인분에 8000원, 슈퍼마켓과 대형마트에서 구매해 조리하면 1만원대에 각각 먹을 수 있다.

다만 이번 초복에는 공급 확대로 영계값이 떨어졌으나 최근 내린 폭우로 닭 수십만 마리가 폐사해 중복(7월25일)과 말복(8월14일)에 닭값 상승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7·8월 폭우·폭염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요 생산업체를 중심으로 입식 실적을 모니터하는 등 여름철 성수기 닭고기 수급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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