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K-라면’이 유럽과 미국에 이어 중남미 시장을 공략한다. 전문인력을 늘리고, 조직을 강화해 현지 판매를 늘리겠다는 방안이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연내 멕시코에 지점을 설치하고, 중남미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멕시코 지점은 미국 법인인 ‘농심아메리카’에 소속된다. 해외법인이나 사무소보다 하위 개념이다. 농심 관계자는 “북미에서 라틴계 인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소득 상승으로 구매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미국 히스패닉과 멕시코 본토의 라틴계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신라면을 앞세워 현지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농심아메리카 내 멕시코 전담 영업조직을 신설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대(對)멕시코 제품은 2022년부터 가동 중인 미국 제2공장에서 생산한다. 농심은 연재 제2공장 생산라인을 증설해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불닭볶음면’으로 수출 물량이 급증하는 삼양식품도 중남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삼양식품은 2021년 설립한 미국 법인 ‘삼양아메리카’를 통해 중남미 지역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미국과 함께 중남미를 관리할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법인 채용 규모도 늘린다.
[삼양식품 제공] |
삼양식품 관계자는 “중남미 지역으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며 “현재도 멕시코 내 대형 유통채널과 편의점 등 주요 판매처에 입점해 불닭볶음면 제품을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내년 상반기에 수출 제품 생산을 전담하는 밀양2공장을 준공한다. 밀양2공장을 가동하면 수출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약 40% 증가한다.
멕시코 인구는 1억3000만명에 달한다. 연간 라면시장 규모는 10억달러로 추정된다. 고추 소비량이 많고 국민 대다수가 매운맛을 좋아해 한국 라면도 인기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매운맛 라면 챌린지가 인기를 끌면서 입소문이 퍼졌고, 현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판매도 순항 중”이라며 “앞으로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시장에서 한국 라면 수요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1~5월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의 라면 수출액은 1058만달러로 전년 동기(573만달러)보다 84.7%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27.7%), 미국(71.4%), 유럽연합(EU)과 영국(36.2%)의 증가율보다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