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 인근에서 열린 ‘우리는 트럼프를 신뢰한다(In Trump We Trust)’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11월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자 시장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이후 첫 거래일인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를 비롯해 가상화폐·달러 시장 모두 트럼프 관련 자산이 강세를 보이는 ‘트럼프 트레이드(trump trade)’ 현상이 포착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트루스소셜 모회사 트럼프미디어앤테크놀로지(TMTG)의 주가는 31.37% 급등했다.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순자산도 10억달러(약 1조3850억원)가량 증가했다.
TMTG는 트루스소셜의 실적과 상관없이 트럼프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급등과 급락을 반복한 주식이다. 지난 5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관계 입막음 관련 형사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자 TMTG 주식은 급락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여름에 매출이 저조한 총기 관련 주식도 올랐다. 대형 총기 제조업체 중 유일하게 상장된 ‘스미스와 웨슨’은 개장 초반 10% 이상 올랐고, 총알 제조업체 ‘아모’는 18% 상승했다.
뉴욕증시 주요 주가지수는 이날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으로 그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자 오히려 이를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날 다우지수는 장중 4만0351.1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666.94에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찍었다. 다만 장마감이 다가올수록 트럼프 트레이드가 줄어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0.53% 오른 4만0211.72에 거래를 마감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중소형주들의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많은 투자자가 소형주를 잠재적으로 ‘트럼프 트레이드’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WSJ은 “과거 트럼프가 경제 성장을 위해 감세 등 정책을 추진했기에 투자자들이 과거와 비슷하게 거래하고 있다”며 “주식은 반등하고 국채는 매도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틀 연속 치솟았다. 트럼프는 ‘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처하며 가상화폐 시장에 우호적인 발언을 한 바 있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오후 6시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50% 급등한 6만4257달러(약 8902만원)에 거래됐다. 미국 CNBC에 따르면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이 5% 이상 오른 것은 지난 5월말 이후 처음이다.
달러화도 이날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집권 시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약 0.1% 오른 104.23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0.05% 상승한 157.91엔으로 거래됐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당분간 일관성 있게 움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투자회사 파이퍼 샌들러의 책임자 대니 커쉬는 WSJ에 “총격 사건 이후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확실한 승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투자자들은 향후 몇 달 간 혼란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