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발생 시 사고 초기부터 적극 대응해야…준수 인증제·정부 컨설팅 활용 필요”

주효정 법무법인 대륙아주 중대재해자문그룹 변호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중대재해예방 산업안전법제포럼 7월 초청 강연에 연사로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산업현장에서 중대재해 발생 시 기업에서 안전·보건 확보 의무 이행 여부를 입증하기 쉽지 않은 만큼 법률전문가의 조언이나 중대재해처벌법 준수 인증제(SCC) 등 다양한 외부 컨설팅 등을 활용해 선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주효정 법무법인 대륙아주 수사대응그룹 중대재해팀 파트너변호사가 17일 헤럴드경제·대륙아주 공동 주최 ‘중대재해예방 산업안전법제포럼’의 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강조했다.

‘기업들을 위한 중대재해처벌법 수사상 쟁점과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주 변호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한국수력원자력·인천항만공사·포스코이앤씨 등 대기업 원청 및 하청업체에 대해 중대재해 컨설팅 자문을 수행했다.

주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안전보건법과 달리 경영책임자를 적용 범위로 두고 있고,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기업 측에서도 산업 현장 관계자들 및 전문가를 통해 수사 기관이 추정하는 사고 경위를 반박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안전보건법과 비교해 적용 범위·보호 대상·의무 사항의 폭이 더 넓고 형사처벌 수위도 훨씬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적용 범위의 경우 경영책임자까지 포함하며, 보호대상자에는 종사자 외 제3의 종사자, 이용자 또는 그 밖의 사람까지 포함한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장소 범위 역시 실질적 지배·운영·관리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의미를 넓힌다.

형사처벌 수위 역시 중대재해에 따른 사망 사고 발생 시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부상 및 질병의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여기에 법인 및 기관에도 최대 5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양벌규정을 뒀다.

주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수사 기관의 다양한 수사 사례와 법원 판례를 소개하며 “현재까지 법원의 판결에서 인과관계가 부정돼 선고된 사례는 없었다”라면서 “다만 수사 단계에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고 경위를 다투거나 예견가능성과 인과관계 부정을 적극 주장 및 입증해 불기소처분된 사례가 있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사고 초기부터 철저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 기업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준수 인증제와 정부에서 시행하는 중대재해 컨설팅 등을 꼽았다.

주효정 법무법인 대륙아주 중대재해자문그룹 변호사는 “기업에서 안전·보건 확보 의무 이행 여부를 입증하기 쉽지 않은 만큼 법률전문가의 조언이나 중대재해처벌법 준수 인증제(SCC) 등 다양한 외부 컨설팅 등을 활용해 선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임세준 기자

한편 주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상황과 관련 대기업과 소규모 기업 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기업 1053곳을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이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기업의 94%가 ‘아직 법 적용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응답 기업 10곳 가운데 9곳은 ‘법 적용 시한까지 의무 준수가 어렵다’고 응답했고, 45%는 ‘안전보건 담당자조차 없다’고 답했다.

주 변호사는 “대기업의 협력업체 및 하청업체의 경우 원청인 대기업의 요구로 산업안전보건법 체계에 따른 의무이행은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의무이행 사항은 별개이고,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업체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기업은 반기 이행점검이나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에 대한 업무수행평가, 협력업체에 대한 안전응력 평가 등을 아예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특히 소규모 기업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체계 구축이나 의무 이행이 대기업과 비교해 취약한 만큼 컨설팅을 통한 대응 전략 수립이 더욱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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